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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 무역이 일상이 되는 시대
얼마 전 회사 주변 서점에 들렀을 때, 단연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서적들이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기술 혁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가 싶더니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GO’를 체험하기 위해 강원도로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며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지난 7월 31일,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무역협회의 창립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인 1946년에 ‘무역을 통해 자립해야 한다’는 혜안을 가진 105명의 선각자들이 무역진흥을 위한 민간단체를 설립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 누구도 70년 뒤 한국이 세계 수출 6위의 무역대국이 되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일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IoT로 인간과 사물이 서로 소통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목전에 와있는 지금, 우리의 중요한 먹거리인 한국무역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미래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가 성숙되면서 세계무역이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으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재편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듯 가히 혁신적인 변화의 흐름 앞에서는 무역도 과거의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무역의 틀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수출 금액 중심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원천으로 무역을 새롭게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출을 얼마나 했는가 보다는 수출로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얼마나 되며 실제 우리 국민의 삶, 일자리 창출,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앞으로는 중요해 질 것이다. 한 개의 상품을 수출하더라도 더 많은 부가가치가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수출이 일부 전문 기업의 전유물이었다면 앞으로는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 무역이 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수출이 증가하고 무역의 절차는 점점 간소화되고 있다. 실제 개인이 직구, 역직구를 통해 해외 소비자 및 셀러와 직접 거래하는 대중(大衆) 무역시대에 우리는 이미 들어섰다. 미래에는 수출과 내수기업의 구분없이 모든 개인, 기업, 도시가 세계를 무대로 뛴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다가올 초연결사회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가격, 품질 등 제품에 대한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는 줄어드는 반면 작지만 민첩하여 소비자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아이디어와 소비자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한다면 작은 기업도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

ICT 기술로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하고 여기에 문화적 감성을 덧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류로 형성된 한국적인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폭넓게 활용하여 독특한 문화적 감성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투영된 제품ㆍ서비스로 미래 시장을 주도할 신흥 중산층에 다가가야 한다.

미래에 어떠한 세상이 펼쳐질지 감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것은 세계와 개인은 점점 더 연결될 것이고 무역은 여전히 한국경제의 중요한 성장전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무역이 일상이 되는 시대, 이것이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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