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플앤데이터] SUV-친환경차로 유럽시장 뚫기… 휴가도 잊고 격전지로 간 정몽구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현대차와 기아차의 모든 생산라인이 휴업에 들어가고 대부분의 임직원이 여름휴가를 즐기던 시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국 출장을 떠났다.

당시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촉 공세를 강화하면서 현대ㆍ기아차를 위협하던 상황이었다. 2014년 7월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에 그쳐 전년도 7.5% 성장률을 밑돌았다. 그럼에도 도요타ㆍ혼다ㆍ닛산ㆍ스바루ㆍ마쯔다ㆍ미쯔비시 등 주요 일본 업체들은 엔저를 등에 업고 6.8%의 성장률로 미국 전체 시장 성장률을 상회했다.

이 같은 현실에 정 회장은 위기감을 갖고 휴가 없이 곧바로 미국으로 달려갔다. 그는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 기아차 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신차를 앞세운 정면돌파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승부수는 미완에 그쳤다. 이 해 현대ㆍ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133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여기에 18% 정도 모자란 130만6000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환율 악조건 속에서 미국에서 현대차가 0.7%, 기아차가 8.4% 성장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이는 2014년 현대ㆍ기아차가 당시 연간 판매목표인 786만대를 훌쩍 넘겨 800만대를 돌파하는 데 보탬이 됐다.

그로부터 2년 뒤 정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다시 전용기를 탔다. 이번에는 유럽으로 향했다. 정 회장이 유럽 현지 시장 점검에 나선 것은 회복기를 앞뒀던 2014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정 회장이 유럽을 지목한 이유는 아ㆍ중동, 브라질, 러시아의 수요 감소세가 심화되고 미국 성장도 둔화된 가운데 유럽 자동차 시장이 중국, 인도와 함께 올해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에도 유럽 시장은 전년보다 9.5% 증가하며 중국(8.2%), 인도(8.5%)보다 성장률이 높았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가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한 가운데, 올 상반기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 정 회장으로서는 하반기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정 회장은 모멘텀의 기회를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회장이 제시한 타개책은 SUV와 친환경차다. 올 상반기 투싼(47.5%), 스포티지(39.2%) 상승세에 현대ㆍ기아차는 유럽에서 12.3% 성장했다. 하반기에는 아이오닉, 니로 등 하이브리드카를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이를 통한 올해 유럽 연간 판매목표는 89만1000대다. 하지만 하반기 유럽 시장도 둔화가 예상돼 달성 여부 예측이 쉽지 않다. 여전히 2년 연속 판매목표에 미달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짙다. 팔순을 앞둔 정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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