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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러운 ‘KT&G 이색 휴가문화’] KT&G “눈치보지 말고 휴가 떠나자”
‘리프레쉬제’로 5년마다 3주 휴식
신청할 때 사유 적는 란도 없애
릴리프요원 지정 업무공백 대체
근로시간 나눠 청년고용 확대도



#. KT&G 열린문화부 배치율 과장(37)은 지난 25일부터 3주간 장기 휴가를 보내고 있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바쁜 회사 업무로 인해 그동안 함께 할 시간이 부족했던 가족들과 국내 여행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있다.

배 과장이 사용 중인 휴가는 입사 이후 5년마다 3주간 주어지는 ‘리프레쉬(Refresh) 휴가’다. 연차 8일을 함께 사용하는 조건으로 회사에서 7일간의 특별 휴가를 제공해 주말까지 더하면 3주 동안 쉴 수 있다.

KT&G가 직원들의 휴가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잇도록 올해 2월부터 영업사원을 대신해 업무 공백을 메우는 ‘릴리프 요원’제도를 도입했다. 이들은 매월 3~4명의 휴가자를 대신해 업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릴리프 요원의 활동 모습 [사진제공=KT&G]

리프레쉬 휴가는 지난 2011년 도입한 이후 대상자의 99%가 사용하는 제도다. 배 과장은 “3주간의 휴가는 나와 가족 모두에게 재충전의 시간”이라며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회사에서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KT&G는 최근 휴가신청 시스템에서 휴가를 왜 가야하는지 묻는 ‘사유 기입란’도 없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눈치 없이 휴가 가자!’ 캠페인을 실시, 자유로운 휴가 문화 조성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휴가 사유를 기재하는 것은 직원들이 휴가를 신청할 때 상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주요 요인중 하나다.

실제 경제5단체가 지난 6월 직장인 5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3명(31.7%)은 “휴가사유를 실제와 다르게 적어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휴가사유를 기재하지 않는 게 휴가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수 이상(54.2%)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러한 사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일과 가정 양립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휴가사유 없애기’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KT&G는 대기업 중에서 첫 번째로 동참했다.

‘릴리프(Relief) 요원제’도 KT&G만의 특별한 제도중 하나다. 사실 휴가 기간 동안 다른 직원들이 휴가자의 업무까지 대신 해야 하는 고충 때문에 장기 휴가 사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KT&G는 영업사원이 인력구조상 절반 가량 된다. 이들은 요일별로 정해진 판매점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여름휴가 기간이 아닌 날짜에 자리를 비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휴가를 떠나는 영업사원을 대신해 업무 공백을 메우는 ‘릴리프 요원’ 제도를 도입했다.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사원을 중심으로 영업사원 10명당 1명꼴로 ‘릴리프 요원’을 지정, 이들이 매달 평균 3-4명의 휴가자를 대신해 업무를 진행한다.

이러한 휴가 문화는 일과 가정의 양립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KT&G는 ‘대한민국 여행가이드’ 코너를 사내 게시판에 운영해,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내 여행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또 청년실업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KT&G는 지난해 10월 휴가 및 휴직 사용 확대를 통해 기존 임직원들의 근로시간을 나눔으로써 청년 고용을 확대하는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올해 총 12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처럼 현재의 고용을 유지하며 신규 채용을 늘리는 KT&G만의 ‘일자리 나눔 모델(Work Sharing Model)’은 고용창출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T&G 관계자는 “휴가 활성화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일의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여기에 더해 청년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해 1석 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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