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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수·불법반입 꼼짝마! 세관공무원의 25시
“세관에 신고할 물품 있으시면 신고하세요? 1인당 미화 600달러를 초과하면 신고하셔야 됩니다.”

세관공무원의 목소리에 외국여행을 마치고 들어온 사람들은 무심한 듯 스쳐간다. 입국의 첫 관문인 공항에서 여행객과 세관공무원들 사이 눈치싸움과 기싸움은 치열하다. 밀수와 통관을 책임지는 세관공무원들에겐 24시간 365일이 긴장의 연속이지만, 특히 요즘같은 휴가철에는 더욱 신경이 곤두선다.

너도나도 국외여행을 떠나는 휴가철에 인천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31일 19만1000여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휴가철 극성수기 주말이던 24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18만8000여명, 입국자는 8만7000여명이었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한 많은 여행객들이 수화물 벨트에서 자신의 수화물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 평균 8만여명 넘게 입국하지만 세관공무원들은 고작 380여명. 이들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 질수 밖에 없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내 세관검색대에서 여행객과 세관공무원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세관 직원이 “가방을 확인 하겠습니다”고 하자 여행객은 “이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나냐”며 불쾌해 했다. 


이 때 어디선가 “삐리릭~ 삐리릭~” 하는 전자음이 들려왔다. X-레이 검색을 통해 밀수가 의심되는 경우 세관공무원들이 표시를 하기 위해 가방에 붙이는 세관 전자택(Seal)에서 나오는 소리다.


이 전자택이 일단 울리면 세관공무원이 직접 울림 해제를 해야 한다. 비로소 시끄러운 전자음이 꺼지고 가방을 열 수 있게 된다. 세관 전자택이 달린 여행용 가방을 끌고 검색대로 온 한 여행객은 “왜 내 가방에 이런 게 달렸느냐”며 투덜대지만 가방을 검색한 결과 고급 명품가방이 나왔다. 


김석우 인천본부세관 홍보담당관은 “휴가철 해외여행객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진신고 문화 정착을 위해 여행자 휴대품검사 비율을 기존보다 30%가량 높이고, 해외여행자가 반입하는 물품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세관공무원의 활약은 비단 공항에서 끝나질 않는다. 인천세관 특송화물 전용 물류센터에서도 115명의 세관공무원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근무한다. 화물전용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해 의심 화물을 구분ㆍ개봉해 신고되지 않은 고가의 물품과 마약, 총, 도검 등 위해물품을 반입을 막아낸다. 최근 해외직구가 급증하며 일이 크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한 세관공무원은 “휴대물품은 물론이고 대형 화물까지 한국에 발을 들이는 모든 물건은 결국 우리 손을 거치는 셈”이라고 했다.

글·사진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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