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드라마 초반인데다 서로 키스할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이유와 조건을 달았다. 조건을 달았는데도 맥락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보기 좋았다. 충분히 설렘과 심쿵이 동반됐다.
멜로 드라마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키스할 때는 단서가 붙는 경우가 꽤 있다. 욕망 내지는 욕정 자체로만의 행위가 아닌, 여성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는 일종의 보호장치일 수 있다. ‘W’에서 한효주가 키스를 하는 것은 웹툰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한효주(오연주)가 이종석(강철)에게 따귀를 때리고 키스한 것은 감정변화를 유발해 그 공간에서 사라지기 위함이었다.(여주인공이 할 수 없는 동작인 바바리맨 같은 모양의 노출쇼도 그런 목적에서다. 물론 이유와 조건을 달고 있으니 반듯한 한효주가 조신하게 있지 않고 계속 특이한 상황을 맞이하게 돼 보는 재미가 있다)
이어 이종석이 한효주에게 키스한 것은 오연주가 실제로 사라지는지를 알아보는 ‘테스트 키스’였다. 시청자들은 테스트를 자주 하길 원한다.
‘싸우자 귀신아’에서도 김소현은 옥택연에게 자꾸 키스를 하려고 한다. 옥택연은 이를 못하게 한다. 김소현은 자신이 왜 남자(옥택연)에게 계속 들이대야 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여기서 김소현이 택연에게 키스를 하려는 것은 기억을 되찾기 위해서다. 김소현이 맡은 현지는 기억을 잃은 귀신이다.
드라마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키스를 퍼붓듯 해도 되지만, 여성은 그렇게 하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리얼리티 예능에서는 오히려 반대다. 여성은 남성에게 어느 정도 스킨십을 해도 허용되지만 남성은 자제해야 한다. ‘몰래카메라‘에서 이특이 걸스데이 민아에게 뽀뽀를 하다 사심방송이라며 엄청 욕을 먹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드라마에서도 여성이 남성에게 적극적으로 키스하는 장면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키스하는 데 이유와 단서가 없는 기분과 느낌, 욕망만으로 하는 키스 말이다.
대중문화는 욕망의 지형도를 그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W’에서 한효주와 이종석은 아직 멜로가 붙은 단계가 아니어서 지금은 무리겠지만, 멜로가 완전히 붙으면 한효주가 이종석에게 격정키스, 파격키스를 선보이는 장면도 나오지 않을까? 물론 지나친 기대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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