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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훅INSIDE]프로 스포츠를 덮고 있는 ‘승부 조작’의 그림자
[HOOC=손수용 기자]프로 야구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리그를 뒤흔들었던 ‘승부조작 사건’이 다시터진 것입니다. 



지난 20일 NC 다이노스 소속 투수 이태양이 지난해 4경기에서 고의로 볼을 던지는 방식으로 승부조작 경기를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태양은 대가로 수 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승부조작을 설계한 사람이 동료 선수인 넥센 히어로즈의 문우람(현재 상무 소속)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더했습니다. 



이후 국내 프로야구에 승부조작 사건이 이뿐만 아닐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승부조작과 관련된 선수들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제재를 강겸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다음달 12일까지 승부조작 자진신고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KBO의 발표가 있은 후 KIA 타이거스 소속 투수인 유창식이 지난 2014년 한화 소속으로 승부조작을 벌인 일이 있다고 자진 신고했습니다. 신고 당시 그는 승부조작에 한 차례 가담했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두 번인 것으로 나타났죠.

그리고 이번에는 국가대표 출신의 정상급 투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국가대표 출신의 현역 투수가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고 밝혔습니다.

KBO는 지난 2012년 LG트윈스 소속 투수 김성현과 박현준이 첫 이닝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지자 두 선수를 영구 제명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승부조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습니다. 



당시 KBO는 경기 조작 관련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프로스포츠 공정 센터를 신설해 전경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를 받아 경기 조작과 관련된 첩보를 수집 및 조사하는 암행 감찰제도도 도입한다고 했죠.

하지만 4년이 지난 후 KBO의 약속과는 다르게 다시 한번 승부조작 파문이 프로야구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입니다.

사실 승부조작과 관련된 불법도박은 프로야구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K리그는 이미 지난 2011년 승부조작 행위가 발각되며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포함해 60명 이상이 검찰 기소됐습니다. 최근에는 한 구단이 ‘심판 매수 의혹’을 받으며 논란이 됐습니다.

프로농구 역시 2013년 현직 감독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졌고, 올해 3월에는 전ㆍ현직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프로배구도 2012년 전ㆍ현직 선수들이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이 밝혀지면서 홍역을 앓았죠.

프로 스포츠에 만연해 있는 승부조작,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요?

사건이 터질때마다 협회나 관계자들을 통해서 대책이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이 ‘제 식구 감싸기’, 혹은 ‘꼬리 잘라내기’ 식이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습니다. 사과문을 발표한다든가 해당 선수에 대한 징계조치 등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 때문입니다.

승부조작 문제는 우리나라 프로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외에서도 승부조작사건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는우리나라와 차이를 보입니다. 해외에서는 이같은 사건을 어떤 식으로 대처했을까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투수 3명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구단은 즉각적으로 이들과의 계약을 해지했고 구단 대표 역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승부조작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수 선수들이 월드시리즈에서 도박사들과 함께 승부조작을 벌인 일명 ‘블랙삭스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즉각적으로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사건에 연루된 8명의 선수를 모두 영구제명했습니다. 그리고 1989년 또 다시 터졌던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조작에 가담한 감독을 영구 추방시키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프로풋볼(NFL) 사무국은 지난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스타 쿼터백 톰 브래디가 콘퍼런스 챔피언십 게임에서 ‘바람 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브래디에게 4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뉴잉글랜드 구단에는 100만 달러의 벌금과 2016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2017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권을 빼앗기도 했죠.

이처럼 해외의 경우에는 승부조작이나 부정이 발견된 경우 우리나라보다 강력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저 해당 선수에 대한 징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단과 관계자들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징계를 내리고 있죠.

이번 프로야구에 불어닥친 ‘승부조작’ 파문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문제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기존에 보여줬던 꼬리 자르기 식의 대응이 아닌 어떠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뿌리뽑고자하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이미 실망해버린 프로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입니다.



feelgo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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