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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맑은 날보다 자외선량 더 많을 수도
- 구름에 의한 반사ㆍ산란으로 자외선량 오히려 증가할 수 있어

-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 광각막염ㆍ백내장ㆍ황반변성 위험 높아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인가 싶더니 장대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다. 최근 더위와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는 가운데, 구름이 끼거나 흐린 날에도 자외선 지수가 높음 단계를 보일 수 있어 눈 보호를 위해 외출 시 선글라스를 챙길 필요가 있다.

▶자외선량, 흐린 날이 맑은 날보다 더 높을 수도=27일 기상청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포항과 목포에서 관측된 자외선량을 분석한 결과 흐린 날에는 평균적으로 맑은 날에 비해 자외선량이 감소하지만, 구름 낀 날은 맑은 날과 자외선량이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운량 강수와 자외선량 
[출처=기상청]

[출처=기상청]
또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기상청이 충남 안면도에서 여름철 자외선 강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얇은 구름층이나 부분적인 구름이 있는 날에 자외선 값은 맑은 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름에 의한 반사와 산란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외선이 구름에 의해 많이 차단되지만 햇볕을 가리지 않은 구름이 태양 주변에 있을 때는 태양에서 직접 내려오는 자외선과 구름에 의해 반사돼 들어오는 자외선이 합쳐지면서 결과적으로 자외선 복사량이 증가할 수 있다.

문남주 중앙대병원 안과 교수는 “선글라스는 햇빛이 강한 날에만 착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안과질환은 직사광선과 관계없이 자외선에 얼마만큼 노출되는냐에 따라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 여름철에는 흐린 날에도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이 많고, 비온 뒤 젖어있는 지표면에서 반사돼 산란되는 자외선 때문에 구름이 끼거나 날이 다소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를 쓰는 게 눈 건강에 좋다”고 조언했다.

▶자외선 과다 노출되면 각종 안질환 유발=태양광선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380~750㎚)과 적외선(750㎚이상), 자외선(UV, 380㎚이하)으로 나뉜다. 이중 자외선에 맨눈이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과 수정체에 흡수돼 광각막염, 백내장, 군날개, 황반변성와 같은 각종 안과질환을 일으킨다.

‘광각막염’은 순간적으로 과도한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자극을 받아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자외선이나 강한 조명에 노출되면 이물감의 증상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광각막염은 눈을 쉬게 하면 자연히 낫지만, 빠른 회복과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각막상피의 재생을 위해 안연고를 바르고 냉찜질을 하면 좋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시력 감퇴나 단안 복시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발생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가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심해져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군날개(익상편)’ 또한 자외선이 주요인인 안과질환이다.주로 각막 내측에서 삼각형의 섬유혈관 조직이 증식해 각막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군날개는 초기에 별다른 통증은 없지만 특이한 날개모양의 조직이 각막 표면을 덮으면서 자라나 외관으로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출혈 등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나 증상이 심하거나 시력을 위협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가장 심각한 안과질환은 ‘황반변성’이다.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일상생활에 심한 시력장애를 유발하며 확실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은 망막에서 색깔과 사물을 구별하는 시력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황반변성이 시작되면 사물이 정상보다 크거나 작게 보이며 직선이 굽어보일 수도 있다. 심하면 그림이나 글씨를 읽을 때 어느 부분이 지워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진=123RF]

[사진=123RF]
▶자외선 차단 위해 선글라스ㆍ모자ㆍ양산 챙겨야=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안과적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린 날에 자외선지수가 보통(3~5)이상인 날에는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을 쓸 필요가 있다.

6~7이상인 높음 단계에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는 외출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라식, 엑시머, 백내장과 같은 안과수술을 받았다면 자외선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자외선 차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100%인 UV 코팅 렌즈로 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색이 너무 진한 것은 쉽게 눈의 피로를 초래하고 특히 운전 중에는 사물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장애가 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색이 너무 진하면 일부 자외선의 투과율은 줄일 수 있지만, 동공이 확장돼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므로 렌즈의 색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다.

문 교수는 “구름이 끼거나 흐린 날에는 자외선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쉬운데, 자외선이 눈에 오랜 시간 영향을 주면 심각한 안질환을 유발해 눈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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