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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OC 실험실]아이스 커피, 어느 회사가 가장 시원할까?
[HOOC=서상범 기자ㆍ한상혁ㆍ박규리ㆍ홍윤정 인턴]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것이 시원한 아이스 커피인데요. 무더운 여름 사무실에서 아이스 커피를 상상하다가 갑자기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즐겨 찾는 커피전문점의 아이스커피 중에서 가장 시원한 것은 어느 회사의 커피일까라는 질문이었죠.

팀원들에게 묻자, 뭐 이런 질문을 하고 있냐라는 반응과 아이스 커피가 다 비슷하게 시원하지 않을까?라는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이 때 지나가던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HOOC이 직접 온도계로 커피의 온도를 알아보면 어떨까라고요.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26일. 우리는 광화문으로 나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온도계를 꽃았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26일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날 서울의 한낮 기온은 약 32도. 측정 대상은 광화문에 위치한 4개의 커피전문점(스타벅스ㆍ투썸플레이스ㆍ할리스커피ㆍ이디야커피)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정했습니다.

‘시원함’은 주관적인 요소인 점을 감안해, HOOC이 집중한 것은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온도’였습니다.

실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4개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기본 사이즈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구매한 후, 커피에 온도계를 넣고 온도를 측정합니다.

그 후 ①구입 직후의 온도 ②구입한 지 5분여가 경과한 후의 온도 ③구입한 지 10분여가 경과한 후의 온도, 마지막으로 ④커피의 얼음이 모두 녹은 직후의 온도. 이렇게 4가지 경우의 온도를 각각 알아봤습니다. 
빨대와 함께 온도계를 꽃아야 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들

모든 아이스 커피에는 시럽을 추가하지 않았고, 일반적인 구매 상황을 고려해 커피와 얼음을 적절하게 흔들며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또 온도를 측정할 때는 혹시나 얼음에 온도계가 닿지 않도록 주의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①구입 직후의 온도에서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한 것은 이디야 커피(2.1도)였습니다. 그 뒤를 투썸플레이스(3도), 스타벅스(4.5도), 할리스(6도)의 순이었습니다. 

뜨거운 목을 빨리 식히고 싶으신 분들은 이디야 커피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드시면 되겠습니다.

다음 ②구입 후 5분여가 지나자 얼음과의 랑데뷰를 이룬 커피들은 일제히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는데요. 이번에도 가장 시원한 커피는 이디야(1도)였습니다. 스타벅스(2도), 투썸플레이스(2.9도), 할리스(3도)의 순이었습니다.

순간 실험에 참가한 팀원들 사이에서 “이 기사가 나가면 이디야로부터 협찬을 받은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③10분여가 경과한 후에도 시원함을 유지한 커피는 무엇이었을까요?

2도의 온도를 유지한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가 공동 1위를 차지했고, 할리스와 스타벅스가 3도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얼음이 다 녹은 후의 온도도 측정했는데요. 그에 앞서 모두 녹는데 걸리는 시간은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모두 30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다만 스타벅스는 25분으로 가장 빨리 얼음과 물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얼음이 모두 녹은 직후의 온도는 대부분 6~7도를 기록했는데요. 가장 시원한 커피는 투썸플레이스(5.9도)였습니다. 이후 스타벅스(6.5도), 할리스(7도), 이디야(7도)를 기록하며 아이스커피는 얼음이 있을 때 마셔야 한다는 진리를 정확하게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상황을 종합해 평균적인 온도를 내봤을 때 가장 평균적으로 낮은 온도를 기록한 커피는 이디야(3.065도)였습니다. 

2위는 투썸플레이스(3.45도), 3위는 스타벅스(4도), 4위는 할리스(4.75도)였죠.

이처럼 “아이스 커피의 시원함, 거기서 거기아니냐”라는 명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온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요?경력 7년차 바리스타 A 씨에게 물어봤습니다.

A 씨는 먼저 저마다의 온도가 다른 이유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들어가는 물의 차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브랜드별로 얼마나 차가운 물을 사용하는지, 아니면 그냥 정수기 물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원료가 되는 물의 온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다음으로는 얼음의 크기, 형태도 온도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A 씨는 지적했습니다. 크기가 작을수록 물에 녹는 부분이 빨라 시원함이 증가할 수 있고, 물과 닿는 표면적이 넓거나 많을수록 온도 역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얼음집게를 이용해 각 커피의 한 덩어리 얼음을 분석해보았다

실제 HOOC이 이번 실험에 사용된 아메리카노의 얼음을 분석해 본 결과 저마다 크기와 특성이 달랐습니다. 먼저 얼음의 가장 긴 면의 길이는 스타벅스와 할리스가 3cm였고, 투썸플레이스는 2.5cm, 이디야는 2cm를 기록했습니다. 두께는 이디야(1.7cm)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업체 모두 0.7cm로 동일했는데요.

특히 이디야의 얼음은 나머지 업체들과 달리 가운데 속이 비어있어 물과 접촉하는 면이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이 다른 커피에 비해 낮은 온도를 기록한 이유가 아닐까 추정됩니다.

물론 이번 실험은 시원한 매장에서 진행되지 않고, 32도의 붙볕더위 속에서 야외에서 진행되는 등 정밀하게 통제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당초 HOOC의 의도는 일반적인 구매상황을 가정해 시원한 매장에서 온도의 변화를 지켜보려고 했지만, 처음 실험을 시도한 스타벅스의 모 매장에서 ‘촬영하면 혼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같은 브랜드라도 매장마다 제조 환경이나 바리스타의 특성 등이 다를 수 있어, 업체 전반의 이야기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세할지라도 각 업체에 따라 커피의 온도가 다르다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시원한 하루를 위해 아이스 커피 한 잔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됐으면 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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