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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수사] 고재호 “회계 잘 몰라”vs檢 “회계지식 상당해, 모를리가”
-고재호 “회계지식 부족해 사기 몰랐다”

-檢 “조선업 회계전문가… 모를 리 없어”

-고재호 2005년부터 카이스트 MBA 이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5조7000억원대의 회계사기(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27일 기소된 고재호(61)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자신의 재임 기간 회계사기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시여부에 대해선 줄곧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검찰은 고 전 사장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와 경영진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회계장부 조작을 직접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미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장이 지시한 정황이 담긴 내부 회의자료를 상당수 확보한 상태였다. 


그 중에는 고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비공개 최고경영진 회의에서 10여명의 경영진들에게 “앞으로 진행될 프로젝트에서 나올 이익을 미리 당겨오는 방법을 강구하라”며 직접 회계사기를 지시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고 전 사장은 “회계지식이 부족해서 불법적인 부분이 있었던 걸 몰랐다. 김갑중 부사장을 비롯한 부하직원들이 적절히 처리할 걸로 믿었다”며 맞섰다. 임직원들은 검찰 조사에서 ‘고 사장의 지시로 거짓회계가 진행됐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고 전 사장은 여전히 선을 그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고 전 사장은 송가 프로젝트 등 주요 프로젝트에서 조 단위의 손실이 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아 당시 경영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회의에서도 “올해 영업이익이 제로까지 줄어드는 상황이다.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 프로젝트 하나의 손해가 우리 회사 순익보다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고 전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해준 목표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3년간 허위로 흑자공시를 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고 전 사장은 이같은 회계사기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회계지식이 부족해 회계사기가 진행 중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범죄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장의 경력과 학력 등에 비춰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고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핵심 보직을 거친 조선업의 회계전문가”라며 “국내 유수 대학에서 MBA 과정도 이수해 상당한 회계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전 사장은 2005년부터 2년간 KAIST 경영대학원에서 ‘이그제큐티브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은 것으로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KAIST 경영대학원도 2012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 오른 그를 ‘올해의 동문’으로 선정한 바 있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고 전 사장의 회계사기는 이것으로 일단락됐다”며 “남은 경영비리는 계속 수사해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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