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내내 이 의원의 행보에 온통 이목이 집중됐다. 출마로 가닥을 잡은 이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PBC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원을 사퇴하고 출마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는 “비주류의 대표격이 됐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당 대표로 출마해 당의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 데에 역할을 하겠다”고 구체적인 포부까지 밝혔다.
원래 이날 비대위 회의 이후 비대위원직을 사퇴하고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었던 이 의원의 행보가 번복된 건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의 면담 이후다. 이 의원은 김 대표와 만난 이후 “김 대표가 (비대위원)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며 “(김 대표 의사는) 객관적인 당의 미래, 이런 걸 좀 더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민주 당 대표에 출마하려면 현 비대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김 대표가 사퇴를 거절한 건 사실상 당권 도전을 만류한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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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비대위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해묵기자/mook@heraldcorp.com |
기존 후보들도 이 의원의 등판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이 출마하면 후보자가 4명이 돼 예비경선을 거쳐 1명의 탈락자를 가려야 한다.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 현재 출마를 선언한 3명 후보가 그대로 본선에 오른다. 이 의원 출마 여부에 컷오프 시행 여부가 달려 있는 셈이다.
김 대표가 이 의원 출마를 만류하고 이 의원이 재차 고심에 들어간 데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컷오프 탈락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란 의견도 있다. 비주류 대표격으로 출마했다가 만약 컷오프에서 탈락하면 이 의원 뿐 아니라 비주류 전체에 파장이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만약 이 의원이 예비경선이 이뤄지면 무난히 컷오프는 통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5선이고 원내대표까지 역임한데다, 비주류를 대표해 출사표를 던지면 최소한 컷오프 통과는 무난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의 등판 필요성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주류로 채워진 경쟁 구도에서 이 의원의 출마 자체가 전당대회 흥행에도 필요하고, 또 당의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반면, 조용히 전당대회를 치르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에서 자칫 이 의원의 등판으로 전당대회가 계파 대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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