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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인력송출]광부ㆍ간호사 눈물의 派獨에서 연봉 3억원 기술인력 수출에 이르기까지
[헤럴드경제=김대우ㆍ배문숙ㆍ원승일 기자]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라카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030년까지 총 9억2000만달러(1조원대)를 받고 내년 5월 가동하는 한국형 원전 운영에 3000여명의 전문인력을 파견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이 받는 보수는 주거비 지원 등을 포함해 1인당 평균 연 3억원에 달한다. 50여년 전 파독(派獨) 광부와 간호사들이 받은 ‘눈물의 보수’의 156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세계 원전역사상 자국인이 아닌 외국사람이 원전을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번 협약체결은 양국 정상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가 이 정도 규모의 소프트파워 인력을 파견해 비즈니스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UAE 원전운영이 본궤도에 오름에 따라 다른 중동국가로의 원전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970년대 당시 광부와 간호사를 독일에 보냈던 가난한 나라 코리아가 열사(熱砂)의 땅 중동의 기적을 일구고, 이제 그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급기야 연봉 3억원의 기술자를 수출하는 기술강국으로 변모한 것이다.
파독 근로자들이 보낸 외화와 독일 정부의 차관으로 경부고속도로 뚫고 경제발전을 이끈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우뚝 섰다. 고도성장을 거듭해 IT강국으로 변신했으며, ICT 융합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전문가들은 오늘의 한국을 이끈 것은 케이팝(K-POP)이라기 보다는 ‘케테크(K-TECH)’라고 주장한다. 의미있는 진단이다.
격세지감이지만, 한수원의 이번 기술인력 수출도 결국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정신에서 비롯됐다. 한수원은 파견 인력교육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인력 750명을 추가로 채용해 교육하고 있는데 대규모 전문인력이 UAE로 파견되면 전체적으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수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현지 바라카에 짓고 있는 한국형 원전 4기(APR 1400)와 관련해 UAE원자력공사(ENEC)와 운영지원계약(OSSA)을 맺은 사실을 25일 공개했다. 한수원은 내년 5월부터 2030년까지 해마다 평균 210명, 누계 총 3000여명의 운전원과 운영인력 등 전문인력을 파견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부품이나 건설 공사가 아니라 원전 운영 관련 인력을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력 파견과 관련한 비용은 모두 ENEC가 부담한다. 본 계약 6억 달러(약 6800억원)에 주택, 교육 등 간접비 지원 3억2000만 달러(약 3600억원) 등 총 9억2000만 달러 규모다. 주거비 지원 등을 포함해 1인당 평균 연 3억원가량의 보수를 받게 된다.
한수원은 지난 2009년 한전 컨소시엄에 참여해 UAE 원전 4호기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사업으로 2012년 7월 원전 1호기 공사를 착공했다. 원전 1호기는 작년 5월 원자로가 설치됐고 내년 5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후 1년단위로 2호기부터 차례로 공사를 마치게 되며 2020년 5월에는 4호기까지 준공된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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