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박계 당 대표 후보인 이주영 의원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지사가 전당대회의 흥행을 위해 출마하는 건 환영하나 시기와 명준은 너무나 옹색하지 않은가”라며 “4ㆍ13 총선 당시 험지로 간다고 대구에 출마했지만, 최다득표율 차로 낙선해 안방을 오히려 험지로 만들어버렸다. 대구시민과 당원들이 받았던 큰 아픔을 지금도 기억하는지 궁금하다”며 김 전 지사의 낙선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또 “홍문표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데도 후배들을 위해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권 출마를) 양보한 것과 (친김문수계) 김용태 후보의 마음이 얼마나 참담할지 고민해보라”며 “김 전 지사가 당원들에게 조금의 죄송함이 있다면 논란의 중심에 서기보다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대권 도전자로서 큰 정치인에 걸맞는 행보”라고 김 전 지사의 출마를 만류했다.
비박계 당 대표 후보들의 반발은 한층 강하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지사는 대충 상황을 보다가 어떤 일에 뛰어드는 분이 아닌데 (당권 도전설은) 무언가 혼란이 있거나 와전된 것 같다”며 “김 전 지사의 출마는 미지수고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김 전 지사의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병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권 도전은) 김 전 지사답지 않다. 좀 뜬금 없다”며 “김 전 지사가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적 행보와 과연 맞는 건지 한 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김용태ㆍ정병국ㆍ주호영 비박계 세 후보는 김 전 지사의 출마 소식이 들린 지난 25일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이번 전당대회는 새누리당을 철저하게 고치는 혁신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혁신의 흐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 세 후보는 혁신의 흐름을 관철하기 위해 공동으로 뜻을 모으고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김 전 지사의 출마를 견제하고 세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박계, 비박계 당권 주자들이 하나같이 김 전 지사에 대해 ‘견제구’를 날리는 까닭은 김 전 지사가 양 계파 어느 쪽의 대표 주자로도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땐 확실한 비박계로 꼽혔지만, 4ㆍ13 총선에서 ‘친박 후보’를 자처하며 대구 수성 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이에 따라 김 전 지사의 깜짝 등판설을 두고 ‘김무성 전 대표를 위시한 비박계가 권유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강성 비박 후보보다 유연한 김 전 지사를 낙점했다’는 등 실체 없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렇듯 8ㆍ9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른 김 전 지사는 당초 이날 국회를 찾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지만 일정을 취소하고 주변의 의견을 청취하며 장고에 들어갔다. 김 전 지사의 당권 출마 여부는 27일 전후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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