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중국해·사드 놓고 편가르기…中 ‘능수능란’ 투트랙 외교
남중국해 공동대응 움직임에

‘친중’ 캄보디아 내세워 대리전

아세안국가 공동성명 끝내 무산

사드 남북 상대 외교전 ‘두얼굴’

윤병세엔 냉랭 北리용호는 환대

대북제재 공조 약화 현실화 우려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등으로 주변국은 물론 미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각본을 짠 듯한 능수능란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발 등의 불’인 남중국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로 안팎의 시련을 겪고 있는 시진핑 정권으로서는 남중국해 문제마저 악화될 경우 정치국 상무위원 5명이 은퇴하는 내년 제19차 당대회에서 ‘반 시진핑’세력의 힘이 커지는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유엔 해양법협약 제7부속서 중재재판소 결정에 따라 국제법적으로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힘들어진 중국은 ‘힘의 논리’로 맞서고 있다.

필리핀의 ‘완승’을 지켜본 베트남이 비슷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당사국들이 다자 외교무대에서 이 문제에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커지자 남중국해 문제와 무관한 캄보디아, 라오스 등 친중국성향 국가를 내세워 대리전을 벌이는 것이다.

특히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등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도 활발히 접촉하며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 연례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에 중재재판소 결정에 관한 아세안의 입장을 담으려던 시도가 캄보디아의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앞서 아세안은 지난 12일 중재재판소 결정 직후 공동성명을 내려다 역시 일부 국가의 반발로 포기했고 지난달 중국과 외교장관 특별회의에서도 공동성명을 채택하려다 캄보디아, 라오스의 반대로 돌연 철회하기도 했다.

사드 문제를 놓고 남ㆍ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모습은 우리에게 얄미울 정도다. 지난 2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는 내내 굳은 얼굴이었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하루 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날 때는 문밖까지 마중을 나와 환대했다. 일부러 한국 언론에 이같은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남한이 가장 우려하는 대북제재 공조 약화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과도 일정한 거리두기는 계속하고 있다. 사드로 인해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올라가긴 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반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현재 구도를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구도로 가져가는 걸 바라지 않고, 문제를 일으켰거나 일으킬 북한에 연루돼 불필요하게 남한, 미국과 갈등을 빚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 “그래서 현재 사드 배치 국면에서 ‘북한 카드’를 빠르게 활용하면서도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구하지 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도 기본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