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외버스보다 싸게 서울~춘천 오가던 ITX-청춘, 요금 정상화 불가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코레일은 다음달 1일부터 서울 용산~강원도 춘천을 잇는 도시간 급행열차 ‘ITX-청춘’의 요금을 정상화한다. 정상요금의 30%를 깎아주던 특별할인율을 15%로 줄이는 방식이다. 2012년 2월 개통 이후 줄곧 이렇게 깎아주던 걸 경영부담이 가중되면서 변화를 주는 것이다. 용산~춘천까지 특별할인을 받아 6900원이면 갈 수 있던 데서 1400원 오른 8300원을 내야 한다. ITX-청춘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다. 그러나 열차 개통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18%, 소비자물가는 5.5% 인상되는 등 외부 운영비용이 늘면서 운영적자가 누적돼왔다는 코레일의 설명을 감안하면 요금 정상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ITX-청춘, 25분 느린 시외버스보다 1300원 쌌다=ITX-청춘은 국내 첫 2층형 객차다. 대학생 등이 MT로 춘천 가는 길의 추억을 쌓는 교통수단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고속도는 시간당 180㎞다. KTX 다음으로 빠르다. 새마을호의 최고속도(150㎞/h)를 능가한다. 차량가격도 ITX-청춘은 량당 24억3000만원으로 새마을호보다 5억원 가량 비싼 고급열차다. 정부도 열차간 급(級)을 고려해 ㎞당 운임을 차등화해 고시하고 있다. KTX는 164.41원, ITX-청춘 108.02원, 새마을호 96.36원이다.

그러나 ITX-청춘은 정부고시 운임보다 낮은 100.5원/㎞으로 신고했다. 여기에 30% 특별할인을 적용해 70.35원/㎞ 수준으로 운영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개통 당시 수요확대와 경춘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다”며 “시외버스, 새마을호보다 저렴하게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용산~남춘천(96.3㎞)간 ITX-청춘 운임은 6700원(65분 소요)이다. 시외버스(춘천터미널~강남 센트럴시티터미널)운임은 8000원(90분 소요)이다. 열차를 타면 버스보다 25분 빠른데도 요금은 1300원이나 싼 것이다. ITX-청춘은 서울~천안(96.6㎞)간 새마을호 운임 9300원보다도 저렴하다.

ITX-청춘은 개통 후 4년간 운임이 묶여 있었기에 매년 1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같은 기간 18% 오르고, 작년 6월엔 용산~춘천간 전철운임이 14.5% 올랐을 때도 ITX-청춘 요금은 인상하지 않았다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특별할인 조정해도 정기승차권 운임 불변”=코레일은 ITX-청춘 개통 후 4년 4개월 넘게 시행한 30% 특별할인으로 경춘선 지역활성화에 기여했다고 강조한다. 열차 개통 초기 하루 평균 1만2000명이 이용하던 데서 현재 1만8000명으로 불어났고, 경춘선 전동열차 이용인원도 매년 증가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고객 이용편의와 경춘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한 ITX-청춘은 다른 지역ㆍ타 교통수단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운임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특별할인을 30%에서 15%로 조정하더라도 용산~남춘천 간 운임 8200원은 시외버스 운임과 비슷한 수준이고, ITX-새마을 운임보다 여전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특별할인을 조정해도 하루 평균 3200명이 이용하는 정기승차권의 운임은 변경되지 않기 때문에 통근ㆍ통학으로 ITX-청춘을 이용하는 고객부담은 전혀 없다고 코레일은 강조했다.

코레일은 일각에서 ITX-청춘 개통 당시 밝힌 ‘상시할인’을 두고 ‘영구할인’으로 해석하는 것과 관련, “물가인상 등의 요인으로 조정이 필요할 때까지 상시적으로 할인을 시행한다는 것이었다”며 “ITX-청춘 개통 보도자료에서도 ‘물가인상 등 철도 운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존 철도 운임체계와 연동해 탄력적으로 할인율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코레일은 지역 주민의 이용편의를 위해 9월 중으로 용산역 기준 22시인 ITX-청춘 막차시간을 30분 가량 연장하기 위해 차량을 1회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상봉↔춘천 간 운행하고 있는 경춘선 전동열차 일부를 청량리↔춘천으로 연장해 1일 왕복 10회 운행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hong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