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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6㎝×5.4㎝’의 미학…모바일 시대에 디자인으로 유혹하는 플라스틱카드

디자인 강조한 실물카드로 소비자 유혹…브랜드 차별화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직장인 박민아(30ㆍ가명)씨는 이달 초 지인의 SNS에서 ‘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쁜) 카드’라는 글을 봤다. 새로 출시된 하나카드의 ‘뷰티풀해피 체크카드’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카드의 디자인. 미국 색채기업 팬톤이 올해의 색으로 선정한 로즈쿼츠와 세레니티를 떠올리게 하는 은은한 색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박씨는 “알아 보니 평소 애용하는 아모레퍼시픽과 SPC가맹점 포인트를 동시 적립하는 혜택도 나와 잘 맞아 보여 발급 신청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뷰티풀해피 체크카드.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SPC 해피포인트를 동시에 적립 가능한 상품이다.

○○페이, 앱카드, 모바일 단독카드 등 지난해부터 실물카드를 대신하는 스마트폰 모바일카드 열풍이 뜨겁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플라스틱 실물카드 디자인에 쏟는 카드사들의 정성은 더욱 각별해지고 있다.

치열한 업계 경쟁으로 엇비슷해진 상품과 서비스 속에서 브랜드 차별화 수단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로 8.6㎝, 세로 5.4㎝ 직사각형이라는 한정된 조건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디자인을 내놓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지난해 6월 출시한 ‘카카오페이 하나체크카드’가 1년여 만에 27만좌 발급이라는 ‘초대박’을 터뜨렸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는 출시 1년에 10만좌 정도면 대박상품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낸 것이다.

인기몰이의 배경으로는 타깃층에 맞는 디자인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층의 취향에 맞춰 무지, 튜브 등 카카오 캐릭터를 강조했고, 이는 가입자 대부분이 20∼30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카카오 캐릭터가 플레이트 전면에 들어간 카카오페이 하나체크카드

하나카드가 최근 뷰티풀해피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도 디자인이다. 20∼30대 여성을 겨냥해 아모레퍼시픽ㆍSPC그룹 포인트 적립을 주요 혜택으로 정하고 젊은 여성 고객들이 선호하는 색상을 조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롯데카드도 디자인 강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조나단 반브룩과 손을 잡고 카드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눈에 확 띄는 선명한 색상과 플레이트의 ¼를 차지할 정도로 카드명을 크게 표기한 게 특징이다.

‘올마이쇼핑’, ‘포인트플러스’ 등 카드명이 서비스 특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이름을 강조하기로 하고 글자 중심 디자인인 타이포그래피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타이포그래피스트로 잘 알려진 조나단 반브룩과의 협업도 그렇게 성사됐다.
롯데카드가 타이포그래피스트로 유명한 디자이너 조나단 반브룩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카드 디자인. 카드명을 크게 강조하고 빈티지 포스터를 연상하게 하는 색감 등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롯데카드는 지난해 12월 브랜드 캐릭터 ‘로카랩’를 론칭했다.

각종 행사는 물론 최근 출시된 스티커카드 등 다방면으로 활용 중이다. 로카랩의 인스타그램은 롯데카드는 물론 다른 카드사들의 계정보다 팔로워(약 4만2300명)가 많을 정도로 인기다.

롯데카드 김현아 브랜드전략팀 과장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채널에서 가장 활용하기 좋은 시각적 요소가 캐릭터라고 판단했다”면서 “카드 상품 자체로 변별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특징을 쉽고 친근하게 알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보고 특징들에 맞춰 캐릭터도 5종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브랜드 캐릭터 로카랩. 엉뚱발명가이자 로카랩의 리더 ‘로카’, 로카가 조종하는 만능박스 ‘로카박스’, 풍성하게 적립되는 포인트를 상징하는 ‘포잉(Poing)’, 할인혜택을 의미하는 ‘DC래빗’, 다양한 고객 이벤트를 몸으로 표현하는 ‘솜솜이’ 총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유명한 캐릭터 업체 스티키몬스터랩(SML)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2014년 빅데이터 기반 코드나인 시리즈를 출시하며 신개념 플레이트 디자인을 선보였다. 가장자리 2개 면에 상품명을 표기하고 프레임에 홈을 내 지갑 속에서 쉽게 꺼내게 했다.

5월 출시된 ‘YOLO i’ 카드의 경우 기본 디자인 외에 신진작가의 작품이 그려진 5종을 함께 내놔 고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카드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카드사다. 디자인 라이브러리, 서체 등 디자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2013년엔 카드 플레이트의 모서리 둥글기를 정하는 라운드값을 3㎜에서 1㎜로 바꾸고, 0.8㎜의 두께에 메탈 질감을 내는 신소재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4월에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브랜드이미지(CI)를 내놨다. 12년 만의 로고 변경으로 주목을 받았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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