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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대한민국 여름] 비 와? 안와? 오락가락 날씨 접었다 폈다…우산이 바쁘네
[헤럴드경제]서울 중구의 한 여행사에 다니는 김현지(27ㆍ여) 씨는 요즘 소나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도 우산을 챙기지 않는다. 사무실에 우산이 이미 3개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장맛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우산을 챙겨 출근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지난 12일에도 장마전선이 서울까지 북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산을 챙겼다. 그러나 온다던 장마는 결국 오지 않았다. 김 씨는 “분명히 출근할 때는 장마가 온다는 뉴스를 봤는데, 퇴근할 때가 되니까 폭염 조심하라고 하더라”며 “귀찮다고 사무실에 우산을 두고 퇴근하다 보니 이제 집에 우산이 없다”고 했다.

최근 일기예보가 수시로 바뀌면서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많게는 하루에 서너차례씩 예보가 바뀌면서 김 씨처럼 아예 우산을 챙기지 않는 직장인도 생겼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여름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일기예보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이 커지자 기상청이 이례적으로 해명 자료를 배포하기까지 했다.

특히 장마철을 맞아 장맛비 예보가 자주 나오고 있지만, 번번이 빗나가며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기상청은 6일부터 서울 지역에 20㎜ 내외의 장맛비가 쏟아질 것이라 예보했다. 지난 4일부터 서울에 내린 폭우로 시민들은 비 피해를 걱정하며 출근길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6일 서울 지역의 실제 강수량은 0㎜였다. 

장마가 오락가락 하면서 우산을 챙겨야 할지, 사무실에 놔두고 출근해야 할지 헷갈리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장마의 심술 앞에 기상청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직장인 박이권(31) 씨는 비가 많이 내릴 것이란 소식에 어렵게 예매했던 프로야구 입장권을 취소했다. 그러나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지난 6일 잠실에선 프로야구 경기가 예정대로 열렸고, 박 씨는 고대하던 야구 경기를 집에서 봐야만 했다. 그는 “그날 이후로 예보를 보더라도 직접 하늘을 보고 우산을 챙길지 결정하게 됐다”며 “당분간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믿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기상 상황이 수시로 바뀌면서 기상청도 고민에 빠졌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기상 상황에 따라 예보를 바꾸고 있지만, 일기예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명자료를 내놓는 경우까지 생겼다. 지난 12일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한다는 예보를 냈었지만 실제로 장마전선은 남부지방에만 머무르다 남해 먼바다로 물러났다. 서울에는 새벽 한때 비가 3㎜ 정도 내리다 그쳤고, 오전부터 맑은 날씨를 이어갔다.

수도권에 장맛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우산을 준비했던 시민들은 불볕더위에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기상청은 이례적으로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까지 내놨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 같은 경우는 사후에도 학자끼리 의견이 다를 정도라 예측은 더욱 힘들다”며 “기상상황이 워낙 변화무쌍해 실시간으로 예보를 수정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겼다가 더운 날 낭패만 봤다는 주변 지인들의 말을 들을 때는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예보 모델 개선 등 예보 정확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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