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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진결과 ‘정상’이면 건강하다고? 천만의 말씀!
최근 2030 암 발병률 급증
패키지형 검진, 검사항목 한계
폐암·난소암 고가검진 받아도
정밀검사 없인 발견 어려워
결과 맹신말고 가족력등 고려
‘정상’이라도 생활습관 점검을



매년 직장인들은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다. 대부분 ‘신체검사’로 치부하며 소홀히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대장내시경검사처럼 뭔가 검사를 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제대로 된’ 건강검진은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한 효도 선물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층에서 암 환자가 늘고 있어 누구도 자신의 건강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법. 건강하다면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질병이 있더라도 조기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검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고 예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을 받으면 우리 몸의 모든 병을 100% 찾아낼 수 있다고 맹신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30대도 건강검진 필요=건강검진은 흔히 효도 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50~60대 부모님 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나이가 어리다고 건강검진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전체 암 환자의 10% 이상은 20~30대다.

가족이나 친척 중에 암 환자가 있다면 국가암검진이나 최근 국립암센터가 내놓은 7대 암 검진 권고안을 좀 더 이른 나이부터 받는 것이 좋다. 유전 가능성이 높은 대장암이나 유방암 등은 5~10년 정도 일찍부터 암 검진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검진은 나이대별로 중점을 둬야 하는 검진 항목이 다르다. 20~30대는 노후에 나타날 수 있는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견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직장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술자리가 잦은 30대는 위내시경과 복부초음파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많은 가임기와 맞물려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유방 초음파뿐 아니라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와 질염 검사 등 산부인과 질환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김정숙 이대목동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현명하게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는 평소 본인의 생활습관, 흡연 여부, 가족력을 숙지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상담을 통해 검진항목을 선택, 본인에게 필요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검사 후에는 결과에 따른 지침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검진은 ‘만능 검사’ 아니다=건강검진을 우리 몸의 모든 질환을 찾아낼 수 있는 ‘만능 검사’로 오해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패키지형 종합검진은 암, 고혈압, 당뇨, 위장, 심장질환 등 주요 질환 검사에 치중한다.

따라서 개개인의 모든 질환을 알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발병 속도가 빠르고 찾아내기 힘든 폐암, 난소암은 고가의 검진을 받더라도 자칫 증상이 없다고 생각해 저선량 폐 CT나 질 초음파 같은 정밀검사를 하지 않아 조기발견을 놓치기 쉽다.

검진 내용이 모든 병을 다 진단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흡연 여부와 가족력을 점검한 후 빠진 항목을 스스로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척 중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 있었다면 다른 검사에 앞서 심장 정밀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복부비만이 있다면 심근경색, 협심증 같은 심장질환과 함께 지방간이나 고혈압, 당뇨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또 젊은 여성은 치밀 유방(유방의 유선 조직이 많이 발달해 있는 유방)의 빈도가 높아 유방 촬영에서 조기 암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추가적으로 유방 초음파를 실시하면 유방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고 예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건강검진을 받으면 우리 몸의 모든 병을 100% 찾아낼 수 있다고 맹신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검진 결과 ‘정상’이면 건강?=건강검진을 마친 뒤 검진표에 ‘정상’이라고 나왔다고 섣불리 질환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상은 큰 질환이 없고 술ㆍ담배를 거의 하지 않은 사람의 측정치로,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가 ±2.5%를 의미한다. 절대치가 아니라는 의미다.

암 검진을 받고 이상이 없다고 해서 술ㆍ담배 등 좋지 않은 습관을 지속하다가 건강검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이 악화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상이지만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평소 본인의 식습관, 운동, 수면, 스트레스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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