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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 잡으니 분양권시장이 불쑥…가계부채 대책 ‘풍선효과’
정부가 가계부채 연착륙을 꾀하고자 마련한 가채부책 종합 관리방안이 수도권 매매시장과 분양시장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불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매시장을 움켜잡으니 분양권 시장이 불룩 튀어나오는 형국이다.

21일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이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이후 주택시장의 변화’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수도권부터 단계적으로 ▷대출심사 강화 ▷원리금 분할상환 등을 적용한 이후로 주택매매거래는 줄고 분양권 거래는 크게 늘어났다.

보고서에는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시행된 올 2월을 가운데 두고, 이전 4개월(2015년 10월~2016년 1월)과 이후 4개월(2016년 2월~5월)의 시장 추이를 확인했다. 수도권의 분양권과 아파트 매매거래는 서로 다른 길을 갔다. 분양권 거래는 가계대출 대책과 무관하게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매매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

수도권에서 대책이 시행되기 전 분양권은 1만612건 사고 팔렸는데 대책 이후엔 1만4681건으로 38.3% 늘어났다. 분양권 거래량은 서울(2388건→3350건)과 인천(1218건→1953건)에서 각각 40.2%, 60.3% 증가했다.

반대로 수도권 내 매매거래는 11.9% 줄어들었다. 인천의 거래량이 1만4279건(대책 전)에서 1만2110건(대책 후)으로 15.2% 줄었다. 서울(-12.6%)과 경기(-9.9%)에서도 나란히 거래가 주춤한 모습이다.

아파트 전체 거래량(매매거래량+분양권 거래량) 가운데 분양권 거래가 자치하는 비율도 뛰었다. 대책 이전에 11.0% 수준이던 수도권의 분양권 거래비율은 대책 이후 16.2%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서울(6.4%→9.9%) ▷인천(7.9%→13.9%) ▷경기(15.9%→22.0%)에서 모두 증가했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자 웃돈(프리미엄)도 덩달아 늘어났다. 주택시장의 주된 거래 대상인 전용면적 59ㆍ85㎡을 기준으로 수도권 전용 59㎡의 분양가 대비 분양권 프리미엄 비율은 4.7%(대책 전)에서 5.5%(대책 후)로 증가했다. 전용 85㎡도 이 기간 4.2%에서 4.4%로 늘었다. 이런 양상은 대출규제가 가져온 ‘풍선효과’라는 설명이다. 대출규제가 매매시장에 직결된 주택담보대출을 겨냥하면서 시장의 매매심리가 위축됐고, 영향권 바깥에 놓인 분양권시장으로 수요가 이전했다는 것.

박과영 한국감정원 책임연구원은 “대출규제에서 벗어난 수도권 분양시장에 시중의 자금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분양권 시장이 과열되면 재건축을 앞둔 노후아파트 등의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며 시장을 흔드는 결과를 낼 수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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