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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립되는 우병우…자고나면 새 의혹에 여권ㆍ검찰서도 거리두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권 핵심 실세’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우 수석에게 자고나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와대의 국정동력도 타격을 입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우 수석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근거 없는 의혹’으로 보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

▶처가 부동산에서 아들 병역 특혜 의혹까지=우 수석과 관련해서는 마치 양파껍질처럼 날마다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난해 3월16일 임명장을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출발은 우 수석의 처가 소유의 부동산을 넥슨 측과 매매하는 과정에서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아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주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해당 부동산이 2년 넘게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진 검사장이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는 것이었다.

우 수석은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다면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10억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 정상적으로 매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계약 때는 중개업자는 빠진 채 처가와 넥슨 간 직접 거래한 것으로 신고됐다.

우 수석은 변호사 시절 정식수임계 없이 법조비리로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게이트로 비화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리 대표의 변론을 맡았다는 의혹도 받았다.

여기에 우 수석의 아들이 의무경찰 복무 2개월여만에 이례적으로 이른바 ‘꽃보직’인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전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까지 사게 됐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우 수석의 아들은 지난해 우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된 이후인 4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지만 같은 해 7월 서울청 운전병으로 전출됐다.

각종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 등 적극적인 법적대응에 나섰던 우 수석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면초가 신세 된 ‘권력 핵심’=고위공직자 사정 및 인사검증과 사정ㆍ정보기관을 총괄해 온 우 수석은 명실상부한 권력 핵심이었다.

박근혜 정부 두 번째 비서실장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국정 장악력을 보여줬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빗댄 ‘리틀 김기춘’이라는 별명은 우 수석의 위상을 한마디로 압축해 보여준다.

서울대 법대 84학번으로 사법연수원 19기 가운데 선두 주자로 평가받으며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승승장구했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이 때 상관 수사기획관이 홍만표 변호사였다. 우 수석과 홍 변호사의 인연은 노 대통령 서거 여파로 우 수석이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해 변호사 개업을 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두 사람은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한 빌딩 위아래 층에 나란히 사무실을 내고는 같은 사건 변론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이 정식수임계를 내지 않고 홍 변호사와 함께 정 전 대표 변론을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우 수석은 법무부와 검찰, 심지어 국가정보원까지 인사에 막강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 권력기관 도처에 널려 있는 ‘우병우 사단’”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 수석의 힘의 배경은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다. 우 수석은 탁월한 업무능력과 빠른 머리회전, 그리고 강한 충성심으로 비서실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업무스타일이 독선적이고 인간관계가 협소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탈락한 이들은 우 수석에 대해 원한에 가까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우후죽순처럼 제기되자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까닭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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