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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은 개ㆍ돼지” 교육부 나향욱 기획관…MB정부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2009년 교과부 교직발전과장 당시 MB정부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MB정부 청와대 행정관 근무…박근혜 정부 정책기획관 승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학구조개혁 등 교육부 정책 기획 담당

-나 기획관 “민중은 개ㆍ돼지…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47ㆍ사진)이 2009년 MB정부 시절 ‘친서민교육정책’을 홍보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같은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민중은 개ㆍ돼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2009년 8월 교과부 교직발전과장 재직 시절 학습보조인턴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MB정부의 친서민교육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교과부 교직발전과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8월 27일 나 기획관은 경상북도교육청 주관으로 ‘친서민교육정책 홍보 강연회’를 실시했다. 이날 강연에는 학습보조인턴교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나 기획관은 이날 ‘모두를 배려하는 교육, 교육비 부담 없는 학교를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서민을 중시하는 교육정책’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나 기획관은 학생 잠재력과 가능성을 평가하는 대입전형 입학사정관제, 대학졸업장보다 대우받는 기술인 마이스터고, 자율형사립고 등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서민 부담을 덜어주는 학원비 안정화 등 MB정부의 교육정책을 설명했다.

나 기획관은 “농산어촌 전원학교, 연중 돌봄학교, 농산어촌 영어교육등 도시에서도 전학오고 싶어 하는 농산어촌 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누구든지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교육으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전날 저녁 나 기획관은 교육부 출입기자 등과의 저녁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신분제’ 얘기를 꺼냈다.

나 기획관은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발언의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에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는 질문에 “99%”라며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고 했다.

기획관 자녀도 비정규직이 돼서 99%로 살 수 있다. 그게 남의 일 같나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그럴 리 없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또 나 기획관은 구의역 스크린도어로 숨진 19세 정비공 사고에 대해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고 했다.

나 기획관은 “미국은 신분사회가 이렇게 돼 있는데, 이런 사회가 되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이런 얘길 한 것이다. ‘네 애가 구의역 사고당한 애처럼 그렇게 될지 모르는데’ 하셨는데, 나도 그런 사회 싫다. 그런 사회 싫은데, 그런 애가 안 생기기 위해서라도 상하 간의 격차는 어쩔 수 없고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냐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고 했다.

사회안전망을 만든다는 것과 민중을 개·돼지로 보고 먹이를 주겠다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나 기획관은 “이 사회가 그래도 나아지려면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니냐라고 얘기한 거다”고 했다.

이후 나 기획관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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