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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시니어를 보는 관점, 노희경vs김수현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젊고 멋있거나 예쁜 스타가 아닌 60~70대 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 거야‘도 3대 가족이 함께 사는 만큼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었다. 하지만 중반 접어 들며, 도피생활을 하다 우여곡절을 겪는 남규리-정해인 스토리와 왕지혜-조한선의 신혼 생활, 혼외 자식 문제로 결혼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던 윤소이-김영훈 등 젊은이들의 이야기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디마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노년들의 삶, 즉 엄마와 아내로서 살면서 짊어졌던 무거운 짊과 그로 인한 현재 생활, 그리고 노년에 생긴 병마를 과장 없이 그려왔고, 노년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유지돼 왔다, 이들 노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젊은이, 즉 고현정(박완)을 통해서다.

젊은 세대인 고현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인들은 ‘꼰대’였다. 고현정은 이들 노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려고 하면서 “잔혹동화 같은 인생사? 좀 예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인들은 한사코 반대한다. “막장. 이게 인생이니까”라면서. 이때 남능미는 “며느리가 한 밥을 개에게 준 시어머니” 애기를 했다.

그들의 인생이 막장이라 해도 그들이 주인이니까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들의 속물성과 꼰대 같은 모습, 구질구질한 사연들도 가감없이 드러내지만, 어르신들이 어느 순간 산처럼 거대하고 위대해보이는 상황, 인생의 지혜 같은 걸 젊은이의 시선(고현정)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순리에 따르는 어른들의 경험세계를 인정하게 된다.

이게 ‘디마프‘의 공감 원리다. 노년들의 삶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젊은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 그 과정에서 부모 자식간의 과거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할 수 있게 한다.

‘그래 그런 그야’는 시선이 조금 다르다. 가부장제의 틀안에서 어른들이 바로서야 가정이 잘된다는 생각을 깔고 있다. 어른들이, 어른의 관점과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계다.

할머니인 강부자가 뚝심을 딱 잡고 집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할아버지 이순재는 조금 부드럽고 아이 같은(걸그룹과 노래방을 좋아함) 면모를 지니고 있지만, 강부자는 철저한 원리원칙에 관용과 배려가 가미돼 있다. 만약 내가 그 집 며느리인 왕지혜라면 숨이 막힐 것 같은데, 극중에서는 잘 지내고 있다. 실제라면 시어머니 김해숙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시할머니 강부자까지, 감당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런거야‘는 막장을 뒤집는 부분이 있다. 젊은이들의 문제를 어르신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결혼한 후에야 남편이 고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사실을 알게되는 윤소이 부부 이야기는 막장스럽다. 그래서 죽을 듯이 싸우는 파국성과 자극성으로 풀어나가는 막장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고, 어르신들이 삶의 지혜로 인생이란 ‘그래 그런거야’라고 젊은세대에게 얘기해주는 드라마다. 당시에는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벌어질만한 일이지만 지내고 보면 별 것 아니라는 시선이기도 하다.

‘디마프‘와 ‘그래 그런거야’는 시니어를 풀어나가는 시선과 노년과 젊은이 사이의 일과 관계를 끌고가는 방법이 다르다. 어떤 게 더 낫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서로 다르다는 건 확실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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