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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담아미의 문화쌀롱] 그럭저럭 그러나 밋밋한…‘노트르담드파리’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여러차례 재연되는 공연을 보는 이유는 하나다. 같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어떻게 소화하느냐.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6월 17일~8월 2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는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됐고 2007년 한국 초연됐다. 한국어 버전과 함께 프랑스 오리지널 버전, 영어 버전까지 공연되기도 했다.

성스루(Sung-throughㆍ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뤄짐)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는 워낙 멜로디가 훌륭하기 때문에, 다른 언어로 번역돼도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이기도 하다. 
이방인의 아베마리아’ 장면에서 에스메랄다(윤공주)와 콰지모도(케이윌).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노트르담…’에는 극 중 넘버들을 중심으로 몇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클로팽의 노래와 집시들의 아크로바틱(Acrobatic) 군무로 이뤄지는 ‘Les Sans-Papiers(거리의 방랑자들)’, ‘La Cour Des Miracles(기적의 궁전)’ 등을 얼마나 역동적으로 보여주는가다. 스페인 음악을 기반으로 한 이 넘버들에서 거리의 집시들은 묘기에 가까운 춤 동작을 선보인다. 
‘성당의 종들’ 장면에서 콰지모도(홍광호).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둘째, 장교 페뷔스의 솔로곡 ‘Dechire(괴로워)’다. 에스메랄다와 약혼녀 플뢰르드리스 사이에서 갈등하는 페뷔스가 이 노래를 부를 때, 아크로밧 댄서 5명이 독립적으로 핀(Fin)조명을 받으며 절정의 기량을 뽐낸다.

셋째, 에스메랄다가 ‘Bohemienne(보헤미안)’, ‘Ave Maria Paien(이방인의 아베마리아)’ 등 솔로곡을 통해 캐릭터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버려진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상처와 순수함이 이 곡에서 드러난다.
‘기적의 궁전’ 장면에서 클로팽(박송권)과 집시들. [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

마지막, 노트르담의 꼽추 콰지모도와, 대성당의 주교 프롤로, 그리고 페뷔스가 부르는 3중창 ‘Bell(아름다워)’이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욕망이 이 한 곡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 곡이 담긴 싱글 음반만 300만장 넘게 팔렸을 정도로 사랑받았다.

올해 재연된 ‘노트르담드파리’는 이러한 관전 포인트들을 그럭저럭, 그러나 2% 부족한 듯 밋밋하게 충족시킨다.

아크로밧 댄서들의 실력은 뛰어나나 군무는 어수선하다. 워낙 어려운 동작들이라 중간 중간 힘에 부치는모습들도 보인다. 매력적인 젊은 장교 페뷔스(이충주 출연 분)는 에스메랄다를 배신하는 ‘나쁜 남자’를 보여주기에 역부족이고, 에스메랄다(윤공주 출연 분)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넘버를 잘 소화하는데 그친다.

굳이 프랑스 초연 콰지모토 가루(Garou)나, 한국 초연 윤형렬의 굵은 중저음과 비슷할 필요는 없지만, ‘노래 잘 하는 가수’ 케이윌의 콰지모도는 지나치게 맑은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의 3중창은 서로의 목소리가 묻히면서 곡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도 객석은 꽉 들어찬다.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노트르담…’의 식지 않는 저력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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