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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쿠아족 잡아라”…캠핑 지고 서핑 뜬다
이마트, 올 캠핑 매출 역신장세로
서핑보드는 201%·래시가드 97%


#. 직장인 정모(28)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서핑(surfing)에 푹 빠졌다. 강원도 양양에서 캠핑을 하러 가자는 친구의 말에 따라 갔다가 처음 접하게 된 이후 파도를 가르는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 것. 정 씨는 “벌써 얼마 전에도 친구들이랑 서핑을 하러 다녀왔다”면서 “그 동안은 보드를 빌려 탔는데 올해는 내 보드를 마련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한여름 밤을 책임지던 ‘캠핑’의 시대가 저물고, ‘서핑’이 여름철 대표 아웃도어 활동으로 급부상 했다.

서핑 인구도 가파르게 늘어 한국서핑협회 조사 결과 올 한 해 전국에서 서핑을 즐긴 이들이 전년보다 50% 증가한 3만명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아웃도어 용품 전문업체가 캠핑 대신 서핑 용품 판매에 나서는 등 관련업계의 대응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8일 이마트에 따르면 2013년 전년대비 9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는 등 한때 아웃도어 용품의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캠핑용품 매출이 최근 역신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그 자리를 서핑보드 등 워터스포츠 용품이 차지했다.

서핑보드의 경우 올해 1~6월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201% 급증했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판매되던 래시가드도 같은 기간 97%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마트가 개발한 입문용 서핑보드도 19만8000원 가량의 고가임에도 벌써 700개 가량 판매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서핑용품은 대형마트 입장에선 기존에 전혀 없던 시장이었지만, 시장 성장성이 커 일찌감치 초저가형 상품을 개발해 보급하게 됐다”면서 “이미 온라인 동호인들 사이에선 ‘어느 매장에 보드가 깔린다’는 정보 교환이 이뤄질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마트는 지난 8일 서울 왕십리점에 서핑, 카약 등 수상스포츠 편집숍인 ‘아쿠아 스퀘어 숍’을 오픈했고, 이어 23일 문을 연 김해점에도 아쿠아 스퀘어숍을 입점시켰다. 김해점까지 벌써 4개 점이 운영 중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도 서핑에 필요한 보드와 자켓 등 올해 16억원 규모의 물놀이 용품을 기획했다. 상품 갯수도 지난해 패들보드ㆍ서프보드ㆍ스윔자켓 등 3개에서 올해 10개 수준으로 크게 확대했다. 특히 잔잔한 물 위에 띄운 뒤 천천히 노저으며 서서 타는 패들보드는 79만8000원 가량임에도 판매 3일만에 준비 물량의 10%가 팔려 나갔다고 이마트 관계자는 전했다.

서핑의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노스페이스, 코오롱 헤드 등 아웃도어 업체들도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등산복에서 래시가드로 ‘대세’가 이동했다. 최근 한 달간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에서도 래시가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90% 폭등했을 정도다. 업계에서는 “캠핑ㆍ등산 관련 용품은 살 사람들은 이미 다 샀다”며 “뭘 만들어 팔아도 안 팔린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허준석 이마트 레져스포츠 바이어는 “캠핑으로 몸집이 커진 아웃도어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동남아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레져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아쿠아 스포츠가 핫한 취미 활동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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