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승희 기자의 채널고정] ‘쇼미더머니5’, 논란 없으니 지지부진?
* 고승희=논란 대신 대중성으로 방향 전환…힙합은 모르겠고 공연은 흥미진진 ★★★

* 이세진=익히 알려진 래퍼의 출연…어차피 프로들의 대결 ★★★☆

* 이은지=흥이 좀 나려고 하면 랩을 안 한다. 가사 좀 그만 까먹어라 ★★★



[헤럴드경제] ‘쇼미더머니’는 방송가의 문제아였다. 출연자 기행, 막말과 욕설이 난무하는 랩가사, 존중 보단 공격과 폄하가 일쑤였던 신경전 등 자극적인 장면들이 화수분처럼 터졌다. 논란을 만들고, 논란을 이슈 삼아 화제성으로 연결하는 제작진의 역량이 탁월했다. 네 번의 시즌을 거치는 동안 프로그램은 수차례 징계를 받았다. 결국 시즌4에서는 과징금 3000만원까지 물었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은 과징금 결정에도 회의적이었다. “지난 시즌 동안 동일한 내용으로 프로그램 고지, 관계자 경고 등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관된 의견을 보였다. 녹화방송임에도 편집 등을 통해 수위조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제작진을 향한 지적이었다. 


시즌5가 시작한지 7주차에 접어든 ‘쇼미더머니5’는 잠잠하다. ‘악마의 편집’ 논란이 출연자 산체스를 통해 일었으나, 이 정도면 애교 수준이다. 이번 시즌은 여러모로 이전과는 다르다.

일단 규모가 커졌다. 시즌 최초로 미국 예선까지 진행하며, 역대 최다인 9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미 한국 힙합씬보다 덩치가 커버린 ‘쇼미더머니’라는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위상을 보여줬다. 제작진은 “역대 최다 지원자들의 열정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많은 참가자들의 프로그램의 출연 목적은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여”,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재도전 래퍼들이었다. 지코의 형으로 시즌4에 출연했던 우태운이 재도전했다 탈락했다. 이번 시즌 막강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씨잼과 비와이는 각각 시즌3과 시즌4에 나왔다. 프리스타일 강자 서출구도 시즌4 출연자로, 스눕독의 싸이퍼 미션에서 스스로 ‘출구’를 찾아나갔던 주인공이다. ‘꽃미남’ 외모의 원 역시 시즌4 출연자였다. 미국 예선을 통해 국내로 상륙한 플로우식은 아지아틱스의 멤버다. 난데없이 미국 예선에 참가했던 슈퍼비 역시 시즌4에서 숱한 논란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미 알려진 얼굴이 많으니 친근함이 더해졌다.

프로듀서들의 면면도 더 화려해졌다 길, 자이언티, 사이먼 도미닉이 합류했다. 힙합이 생소하더라도 대중적 인지도를 담보한 프로듀서들이 함께 하자 호기심도 커졌다. 제작진 역시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최강의 프로듀서들과 래퍼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제작진도 방송 전부터 무척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노선 정립은 명확했다. 시즌 시작부터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는 첫회부터 드러났다. 제작진이 선택한 것은 철저한 대중성이었다.

예선 현장에서 하의를 내려버리는 기행(블랙넛)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앞서 출연의사를 밝혔던 정준하와 길의 감격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예선 현장에서 다양한 참가자를 담아내는 장면들은 다소 지지부진했으나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다수의 래퍼들이 본격적인 경연 무대에 오르자 화제성이 입증됐다. 시청률은 평균 2%대에 머물지만 이미 온라인과 음원 차트는 ‘쇼미더머니’의 시대다. 너나없이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Mnet 관계자에 따르면 ‘쇼미더머니5’ 1화부터 7화까지 온라인 영상 누적 총 조회수(네이버TV캐스트, 유튜브, 다음TV팟 합산)는 지난 27일 기준 7900만 건을 기록했다. 시즌4 1회부터 7회까지 누적 조회수 4500만 건보다 3400만 건 이상 높은 수치다.

네이버 TV캐스트 기준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우승후보 씨잼의 2차 예선 영상으로 28일 오전 10시 기준 약 204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음악사이트 멜론에선 ‘쇼미더머니5’의 음원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힙합 레이블 AOMG 팀의 프로듀서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와 출연자 원이 부른 ‘맘 편히’가 음원 차트 정상을 석권, 28일까지도 멜론에서 독보적인 1위로 올라있다. ‘음원강자’ 자이언티의 “저 음원 잘 되겠다”는 예언이 적중했다. 3위에도 사이먼 도미닉과 출연자 원, 지투, 비와이가 부른 경연곡 ‘니가 알던 내가 아냐’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7위는 길 매드클라운 팀과 출연자 샵건이 함께 한 ‘비행소년’, 9위는 일리네어 팀의 출연자 슈퍼비 면도 김효은 플로우식이 함께 한 공중도덕, 10위는 YG팀의 자이언티와 씨잼 레디 서출구가 함께 한 ‘신사’가 올라있다.

제작진은 “힙합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지원자가 많아지고 예선의 규모도 커졌지만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는 변한 적이 없다”며 “프로듀서들이 매력적인 래퍼들과 팀을 이뤄 좋은 힙합곡들을 만들어내고 팽팽한 배틀을 펼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프로듀서들도 실력 있는 래퍼라면 누구든지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이번 시즌에는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 시켜줄 실력파 래퍼들과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함께 해 더욱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자체평가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