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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후폭풍]아시아 중심서 ‘피봇 투 유럽’ 압박받는 美
외신, 美-유럽 동맹강화 목소리
아시아 회귀정책 재검토 가능성



브렉시트로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급격한 방향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 아시아 국가를 잇달아 순방하며 방점을 찍었던 ‘아시아 회귀정책’이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렉시트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구축된 서구 안보체제에 급격한 균열이 생기면서 미국의 대외정책이 ‘피봇 투 유럽’(pivot to Europe)으로 급전환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영국과 미국 등의 주요 외신들도 브렉시트 결정과 함께 미국 정부가 유럽과의 동맹관계를 다시 다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서방 안보체제를 구성하는 이른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운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짐 스타브리디스 나토군 전 최고사령관은 “브렉시트 결정으로 나토에서 영국은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영미동맹의 함의는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을 통해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서방의 거미줄 같은 동맹관계를 약화시키며 외교 면에서도 깊은 파장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콜라스 번스 전 미 국무차관은 “헨리 키신저의 유명한 질문인 ‘유럽의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명백하다”며 “영국이 아닌 독일과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랜다 보일 (펜실베이니아) 민주당 의원도 “우리는 이제 독일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이다”라며 “영국이 고립되면 고립될 수록 미국 정치에서의 중요성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벤 카르딘 외교위원회 상원의원은 “앞으로 EU에서 독일의 입지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하지만 영국만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만큼 외교정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독일과 미국은 비록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안보정책에 있어서는 조금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나토체제 안에서도 독일은 영국과 달리 리더 역할을 하는 데 주저해왔다. 이러한 머뭇거림은 향후 나토에 소속된 유럽 국가들이 미국이 구성한 안보체제를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NYT가 미국이 아시아와의 동맹구축보다도 유럽과의 새로운 컨세서스 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이다. NYT는 미국-유럽 간의 컨센서스재구축을 강조하며 “(그렇지 않으면)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항해온 러시아와 중국이 최대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19세기 유럽의 안보체제를 이끌었던 ‘유럽 협조’는 강대국들의 패권정치 무대이기만 했다기보다는 일정한 공통 규범과 가치를 지닌 연대보장 체제였다. 하지만 핵심 역할을 하던 영국과 러시아가 식민지 진출과 내분 등에관심을 돌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분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유럽 협조체제는 결국 외교사의 한 획을 그은 영국 외교가 로버트 카슬레이의 자살과 러시아의 황제인 알렉산드르 1세가 사망하면서 해체됐고, 이후 등장한 1·2차 삼국동맹의 과열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브렉시트는 나토로 유지됐던 서방의 안보협력체제를 뒤흔들고 있다. 브렉시트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오바마의 뒤를 이은 미국 대통령과 EU와 영국의 대처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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