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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수부, 멸종위기 ‘웃는 돌고래’ 상괭이 보호나선다…내달 보호대상 해양생물 지정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돌고래 ‘상괭이’를 보호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해양수산부는 상괭이를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다음 달 입법 예고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개체 수 급감 등으로 보존이 시급한 해양생물을 별도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번에 상괭이를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는 것은 2012년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 해양생물 8종을 신규 지정한 이후 4년 만이다.

또 정부가 관리하는 보호대상 해양생물은 상괭이를 포함해 총 53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조선시대 최고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상광어’와 ‘해돈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작은 돌고래 상괭이는 얼굴 모양이 사람이 웃는 것처럼 생겼다고‘웃는 돌고래’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 남·서해가 최대 서식지로, 얼마 전에도 태안 해역에서 100마리 넘는 상괭이가 떼 지어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괭이는 2000년대 들어 개체 수가 줄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는 상괭이의 개체 수는 2005년 3만6000마리에서 2011년 1만3000마리로 64% 급감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서·남해 연안에서 그물에 걸려 폐사하거나, 폐사한 후 뭍으로밀려오는 개체가 매년 1000마리를 웃돈다.

상괭이가 혼획되는 경우가 워낙 많다 보니, 상괭이를 일부러 포획한 뒤 ‘우연히’ 그물에 걸려 잡힌 것처럼 속여 고래 고기로 불법 유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현행법상 모든 고래류는 포획이 금지돼 있지만 어업 활동 중 부수적으로 그물에걸려 올라오거나 사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해경이 불법 포획 여부를 확인한 뒤 고래 유통증명서를 발급해주면 고래고기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도 상괭이 4마리를 고래고기로 불법 유통한 선장이 인천해경에 적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등은 밍크고래와 더불어 상괭이를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고, 혼획 고래의 유통을 전면금지하라고 정부에 촉구해왔다.

해수부는 내달 중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나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나면 8월께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하게 되면 정부에서 예산을 배정해 더는 개체 수가 감소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된다”며 “상괭이가 혼획되는 일이 없도록 연구를 통해 새 그물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 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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