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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종규의 도전…KB금융 ‘한국형 BoA 메릴린치’ 꿈꾼다
유니버설뱅킹 본격화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증권가 마지막 대어로 꼽혔던 현대증권의 인수를 마무리 한 KB금융지주가 한국형 유니버설뱅킹 실현에 도전한다.

유니버설뱅킹은 여ㆍ수신 업무는 물론 신탁,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업무를 수행하는 은행을 말한다.

KB금융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모델을 도입해 은행과 증권 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전통적으로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과 IB에 강한 현대증권의 결합은 BoA- 메릴린치와 유사한 점이 많은 만큼 이상적인 롤모델이 될 것이란 기대다.



이를 위해 업계 2위의 은행과 카드사, 3위의 증권사, 4위의 손보사를 중심으로 한 사각편대가 유니버셜뱅킹 실현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KB금융이 롤모델로 삼은 BoA는 지난 2009년 메릴린치 인수 후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각각의 수익 비중을 10~20%가량 늘리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룹의 WM 부문을 증권에서 총괄하고,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에 대한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강화한 뒤 BoA의 리테일 부문 비중은 2008년 73.3%에서 2014년 40.4%로 떨어졌다.

반면 WM과 CIB분야는 같은 기간 각각 점유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난 21.4%, 38.1%로 증가했다.

BoA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으로 2008년 40억800만달러에서 2014년 48억3300만달러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했다.

KB금융이 BoA-메릴린치 모델을 청사진으로 유니버설뱅킹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건 국내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장ㆍ고금리 시대에서 저성장ㆍ저금리 시대로 변화하면서 예ㆍ적금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만으로는 수익성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를 기준으로 1.5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 9일 기준금리까지 인하되면서 은행권의 NIM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대마진 하락에 따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 수익에만 기대서는 안되는 영업환경을 맞아 KB금융은 은행에 치중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증권 등으로 다각화하고, 전통적인 리테일뿐 아니라 WM, CIB 등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당장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로 당초 그룹에서 차지하는 은행의 당기순이익 비중이 67%에서 인수 후 62%로 5%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당시 내세운 ‘비은행 당기순이익 비중 40%달성’의 목표에도 상당 부분 근접했다.

윤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 후 “현대증권 인수로 KB금융의 지향점은 아시아판 BoA메릴린치가 되는 것”이라면서 “유니버셜 뱅킹 모델에 근간을 두고 최대한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여 리딩뱅크 탈환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 확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으로 금융업권 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KB금융의 지향점은 ‘자산관리 및 CIB 전문 금융회사’에 있다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KB금융은 특히 현대증권ㆍKB투자증권ㆍ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KB형 WM모델’을 구축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현재 KB그룹 내 16개의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더해 현대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95개 점포를 기반으로 이러한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16개의 복합점포를 포함해 은행 PB센터와 증권 WMC 또는 일반 영업점을 결합한 WM 복합점포를 구축하고, 핵심 산업단지 내에 증권과 은행이 연계된 CIB 복합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투자은행 업무도 좀 더 강화한다.

현대증권은 주식자본시장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KB투자증권은 부채자본시장과 구조화금융(SF)에 각각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DCM, ECM, SF 등 투자은행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파워 IB 하우스(Power IB House)’를 구축, 이를 발판으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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