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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주택용 땅 '사자'에 6500억원 몰린 사연은...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가 빛을 보고 있다. 입지가 좋고 건축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곳에선 수요자들끼리 치열한 겨룸이 벌어진다. 공급을 시작하고 1~2년이 지나도 좀처럼 주인을 만나지 못하던 용지들도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LH가 조성하는 택지지구의 한켠을 차지하는 단독주택용지는 이미 ‘0순위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단독주택용지의 두가지 갈래인 ‘점포겸용’과 ‘주거전용’ 용지를 견주면 점포겸용 단독용지 쪽을 더 주목 받고 있다. 점포겸용 단독필지는 근린생활시설(상가)이 들어간 다가구주택을 지을 수 있는 까닭에 투자성이 높다고 인식되나, 주거전용 단독필지는 허용되는 용도가 엄격한 탓에 인기가 덜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상품성이 있는 주거전용 단독용지는 무섭게 팔려나간다.

지난해 11월 영종하늘도시 주거전용 단독주택지 208필지(H7ㆍH17블록) 청약에선 10대 1의 경쟁률이 기록됐다. 주거전용 용지 공급에선 이례적인 일. 바다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인천대교와 가깝고 한 필지당 3가구까지 허용되는 점이 수요자들을 대거 끌어들인 요인으로 꼽혔다.

한동안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었지만 속속 계약자를 찾는 용지도 있다. 의정부 민락2지구가 대표적이다. 여기에선 단독주택용지 5ㆍ6ㆍ7블록이 수의계약으로 판매됐는데, 5블록(전체 39필지)은 올해 들어서 20필지가 계약되며 현재 1개 필지만 남은 상태다. 118필지로 쪼개진 6블록은 전부 계약이 완료된 상태로, 105개 필지는 올해 계약이 이뤄졌다.

경기도 의정부 민락2지구 내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에 판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헤럴드경제DB]

LH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계약이 됐다”며 “지구 내 아파트가 하나씩 입주하며 주거여건이 개선됐고 다른 택지의 단독용지에 비해서 건축 제한이 덜한 점이 눈길을 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락2지구 주거전용 단독용지는 한 필지에 3가구까지 허용된다.

LH는 최초 공고 이후 3년이 넘도록 팔리지 않은 토지에는 ‘판매알선장려금’ 제도를 적용한다. 토지 계약자를 유치하는 공인중개사들에게 일종의 ‘소개비’를 주는 제도다. 계약금액에 따라 적게는 180만원에서 최고 2000만원까지 지급한다. LH 관계자는 “모든 토지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으니 민간 중개사들과 일종의 ‘협업’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려금까지 쥐어주며 공인중개사들을 동원해도 여전히 매각이 지지부진한 곳도 있다. 대개, 허용되는 용도나 건축 제한이 까다롭기 때문에 좀처럼 수요자들이 붙질 않는 용지들이다.

세종시에서는 2013년 4월 일반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공급이 시작됐으나, 126개 필지가 아직도 팔리지 않은 상태다. 올해 판매실적은 ‘0’이다. 이곳의 단독주택용지는 1필지에 1가구만 허용되는 등 용도제한이 엄격하다.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내 주거전용 단독용지도 340여필지가 여전히 주인을 찾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단독주택용지는 서울 근교에서 가깝고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수록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매입 목적, 해당 택지의 미래가치, 토지에 적용되는 건축제한 등을 면밀히 살펴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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