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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드게임의 효과]⑥코딩 교육
프로그래머가 직접 개발한 기능성 보드게임 두 가지, '로보터틀'과 '코드 마스터'
[헤럴드분당판교=김미라 교육부장]최근 소프트웨어 교육이 화두다. 2014년 영국은 G20 국가로서는 최초로 컴퓨터공학을 만 5세에서 16세 학생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선정했고, 미국도 시카고 등 몇몇 시를 중심으로 컴퓨터공학 수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인도는 이미 2010년에 관련 수업을 초중등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한국도 2014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6년부터 초중등 학교에 단계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정규교과목으로 편성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복합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프로그래밍, 즉 코딩은 과학뿐 아니라 미술이나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점차 기본소양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 컴퓨터공학 분야가 직업의 수도 많고 수익성도 좋다. 미국 노동부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래밍 관련 직업은 다른 직업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교육 자체가 아이의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흥미있는 것은 보드게임과 컴퓨터공학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점이다.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 그렇다. 인공지능 개발은 처음부터 체스나 바둑 같은 전통적 보드게임에 도전하는 과정이었다. 인공지능이 포함된 최초의 비디오게임이 틱택토였고, 곧이어 체커와 체스, 장기가 차례로 인공지능에 정복된다.

소프트웨어 교육에서도 보드게임은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고, 연령이 낮은 학생도 무리 없이 프로그래밍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보드게임 특유의 장점도 중요하다. 코리아보드게임즈의 권성현 대리는 "보드게임에는 논리 흐름도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컴퓨터가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실행 과정을 직접 조작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규칙을 더 철저히 익히게 된다"고 말했다. 실행 버튼만 누르면 끝인 컴퓨터를 활용할 때 얻을 수 없는 효과라는 얘기다.

컴퓨터 없이 진행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언플러그드 활동이라 지칭한다. 언플러그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에도 이를 위해 개발된 기능성 보드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프로그래머가 직접 개발한 게임 두 가지를 소개한다.

◇코딩의 기초를 즐겁게 배운다_로보터틀
로보터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출신의 프로그래머 댄 샤피로가 개발한 게임이다. 코딩의 기초를 익힐 수 있도록 돕는 보드게임이며 미취학 아동도 5세 이상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게임의 목적은 로봇 거북을 조종해 보석을 차지하는 것이다. 조종에는 코드 카드를 사용한다. 코드 카드에는 전진, 후진, 좌회전, 우회전 등의 명령어가 적혀 있고, 아이는 카드를 적절한 순서대로 놓아 로봇에게 길을 알려준다. 로봇이 카드의 명령대로 움직이다 보석이 있는 칸에 도착하면 게임에서 이긴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문제는 로봇을 움직이기 전에 전체 명령을 먼저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명령을 내릴 때마다 로봇을 움직여 위치를 확인하고, 다음 명령만 고민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다. 아이는 코드 카드를 놓으면서, 머릿속으로 로봇이 움직일 경로를 미리 계산해야 한다. 그 후 완성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듯, 카드 명령대로 로봇을 움직이면서 테스트를 한다. 오류가 있으면 잘못된 명령어를 찾아 수정한다.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면 명령어도 다양해진다. 얼음벽을 녹이는 레이저 카드, 짜 놓은 명령 집합을 반복 실행하는 함수 카드도 등장한다. 아이가 어리다면 로봇을 움직일 때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소리를 내며 로봇을 움직이면 아이가 게임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다.

퍼즐을 풀며 로직을 익힌다_코드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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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마스터는 나사(NASA) 출신의 프로그래머 마크 엥겔버그가 개발했다. 로보터틀이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게임이라면, 코드 마스터는 성인이 즐겨도 무리가 없는 수준의 게임이다. 로보터틀이 코딩의 기초학습이라면 코드 마스터는 로직에 대한 본격적인 심화학습에 해당된다.

코드 마스터는 기본적으로 혼자서 즐기는 퍼즐로, 60개의 문제가 제공된다. 방식은 로보터틀과 비슷하다. 명령을 내려 주인공 용사를 조종한다. 목적은 크리스털을 얻어 포털까지 가는 것이다.

문제마다 쓸 수 있는 명령어와 이동가능한 경로, 포털과 크리스털의 위치는 다르며, 로보터틀처럼 전체 명령을 모두 내린 다음에야 용사를 움직인다. 프로그램을 짜고, 테스트하고, 다시 오류를 수정하는 프로그래머의 업무 수행과정이 코드 마스터에서도 반복된다.

로보터틀에 비해 어려운 이유는 명령어의 다양성에 있다. 똑같은 이동이라도 일방통행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으며,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다양한 조건문이 등장한다. 쓸 수 있는 명령어를 문제마다 제한한 점도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역설적이지만, 이 이유 때문에 아이들은 코드 마스터에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 디자인이 인기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닮아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b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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