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강경일색’정무·기재위…재계 “기업 발목 잡을라”초긴장
법인세 인상·상속증여법등 포문
여소야대에 상임위 野위원 다수
여권, 정부정책 지원 ‘화력 부족’



국회 상임위원회 중 기업 규제 관련 법안을 다룰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의 과반 점유로 구성됐다. 야당 의원 중에서도 강경파와 핵심 ‘경제민주화론자’들이 다수다. 이들이 다룰 20대 국회 첫 법안들로 기업 규제 강화를 정조준한 건들이 쏟아졌다. 재계에선 “기업의 발목을 묶을 수 있다”며 우려 일색이다. 정무위의 이진복, 기재위의 조경태 등 두 상임위원장은 새누리당이지만 소속 위원 전체 숫자로는 야당에 밀린다. 기업의 입장을 방어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지원할 ‘화력’이 모자라다. 


14일까지 정무위에 발의된 법안은 총 9개 법안으로 기업 규제 관련 법안은 6건이며, 이중 4건이 규제 강화 내용이다. 나머지 2건은 ‘행정규제기본법 폐지법률안’과 ‘국민행복과 일자리 창출ㆍ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특별법안’ 등 여당 의원 발의 규제 완화(개혁) 법안이다.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민주 의원과 같은당 박영선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보유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법안이다. 백재현 더민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기재위에 발의된 법안은 총 21건으로 이중 5건 정도가 기업 규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있다. 3건이 규제 강화, 나머지 2건이 규제 완화 내용이다.

박영선 의원 대표발의의 ‘상속ㆍ증여세법 개정안’은 성실공익법인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자기주식에 대해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것에 대해서 과세하도록 해 자기주식을 이용한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철 의원의 ‘법인세법 개정안’은 기업들의 기존 과세표준을 세분화하고 100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종전 20%에서 22%로, 2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해서는 종전 22%에서 25%로 올리는 법인세 인상안이다.

정무위 소속 의원 24명 중 야당은 14명(더민주10, 국민의당3, 정의당1)이다. 여기에는 박용진, 제윤경, 최운열 등 강경파와 경제통으로 불리는 야당 의원들이 포진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소속됐다. 기재위의 경우에는 총 26명 중 야당의원이 14명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포함해 김태년, 박광온, 박영선, 김성식 의원들이 ‘주포’로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더민주에서 탈당해 새누리당 의원으로 당선된 조경태 기재위원장과 유승민 무소속 의원,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 등도 향후 여야 법안 대결에서 변수로 꼽힌다. 당장 징벌적 배상제를 골자로 하는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에는 여당에서 유일하게 조경태 의원이 발의에 서명했다. 유승민, 이혜훈 의원은 여권 내 대표적인 경제민주화론자로 꼽힌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1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20대 국회에선 경제활성화가 아니라 경제민주화를 너무 강력하게 하다보니 재계 입장이 수세적으로 된다는 것이 가장 걱정이다”며 “그동안 정부나 청와대는 경제활성화법, 예를 들면 서비스법ㆍ노동개혁법 이런 얘기를 하다가 지금은 전세가 역전이 됐다”고 했다. 또 “우리가 가장 우려가 큰 것이 법인세 인상 관련”이라며 “22%에서 25%로 가자고 하는데, 증세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지금 발의된 법안은 시작일 뿐이고 관련 법안들이 앞으로 더 많이 쏟아질텐데, 미래동력 발굴, 유연성 강화 등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어려움이 있을 여지가 크다”며 “대기업을 옥죄는 법안들이 정말 많을 것 같다,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형석ㆍ이슬기 기자/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