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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인하 1주일②] 수신금리 ‘확’ 내리는데…대출금리는 ‘찔끔’
1년 정기예금 금리 1%대 초반

수신금리 인하는 팍팍…대출금리 인하는 찔끔찔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후반~4%대 초반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9일) 이틀(영업일 기준)만인 지난 13일부터 줄줄이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대출금리 인하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신금리는 즉각 반응하는데 비해 대출금리 적용까지는 왜 시간이 걸리는 걸까.

[사진=헤럴드DB]

속도차이, 왜?=우선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는 금리산정체계 자체가 다르다. 예금금리 등 수신금리는 특정 시장금리에 연동하지 않고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리스크 관리 등을 반영해 임의로 정한다.

은행마다 금리변동 여부도 다르고 주기도 따로 없다. 기준금리가 내린 직후부터 신속하게 변경이 가능한 이유다.

반면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ㆍ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연동돼 결정된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국내 9개 은행이 자금조달에 적용한 금리를 평균해 산출한다.

은행들은 여기에 대출자의 신용도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반영해 최종 대출금리를 결정한다.

대출금리 반영속도가 늦는 이유는 한달간의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전달 적용된 금리를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한은이 지난 9일 금리인하를 결정한 6월분 코픽스는 내달 15일께 나온다는 얘기다.

은행마다 대출금리 갱신시점이 다른 점도 대출금리 하락속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표적인 대출금리인 주택담보대출을 보면 은행마다 변경분을 반영하는 시점이 제각각이다.

주담대 중 금융채 금리를 기준금리로 쓰는 ‘혼합형’ 주담대 비중이 가장 높은데 이 상품의 금리갱신시점이 은행마다 다르다.

우리ㆍKEB하나의 경우 매일 아침 전날 변동된 금융채 금리를 반영해 그날 취급할 주담대 금리를 정하는 반면, 신한ㆍKB국민ㆍNH농협은 일정 기간을 두고 바꾼다.

KB국민은 매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일하게 대출금리를 책정한다. 전주 수~목요일까지 다음주 취급할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한 뒤 사용한다.

신한과 NH농협은행은 직전 3영업일 대출금리의 평균금리로 산출한다.

예를 들어 오늘(15일)대출을 받는 사람의 경우 직전 3일 영업일인 14,13,10일 대출금리의 평균금리를 적용받는 식이다.

금리상승기때는 KB국민ㆍ신한ㆍNH 농협은행에서, 금리인하기 때는 우리ㆍKEB하나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유리한 셈이다.

이로 인해 지난 9일 기준금리 이후 일부 주담대 상품의 금리는 하락했다. 금융채에 연동되는 혼합상품들이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하락세인 금융채 금리를 반영했다. KB국민의 ‘FOR YOU 장기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0.11%포인트 내렸다.

60개월 고정, 비거치의 경우 지난주 2.82%~4.12%에서 이번주 2.71%~4.01%로 내려갔다.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대표상품인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 혼합, 비거치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전날인 지난 8일엔 2.92%~4.22%였지만 15일 현재 2.81%~4.11%로 0.11%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그동안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시 관행적으로 수신금리는 즉각 반영하지만 대출금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만큼 대출금리를 신속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헤럴드DB]

인하 폭도 다르네=속도만큼이나 인하 폭도 항상 논란거리다. 대출금리 인하폭이 수신금리 인하폭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선 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는 ’왕창‘ 줄었는데 정작 은행에 내야 할 이자부담은 ’찔끔’ 줄어 저금리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는 셈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 동결이후부터 지난 9일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도 여러 차례 수신금리를 내렸다.

신한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췄던 지난해 6월 일부 정기예금, 정기적금의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렸다.

올해 3월에도 신한 새희망적금과 재형저축의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작년 6월 주요 적립식예금 금리를 낮춘데 이어 올해 3월과 4월에도 잇따라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KB국민은행은 작년 6월 일반 정기예금을 비롯해 여러 상품의 이자율을 내렸고, 올해 2월에도 대부분의 예ㆍ적금 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작년 6~8월 석 달간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2월에도 일반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을 포함한 다수의 수신상품 금리를 내렸다.

반면 대출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낮아지자 가산금리를 올려 수익을 보전했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분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기준 KB국민은행의 경우 기준금리가 작년 6월 1.86%에서 올해 5월 1.69%로 0.17% 낮아졌지만, 가산금리는 이 기간 1.12%에서 1.26%로 0.1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역시 기준금리가 1.98%에서 1.72%로 떨어어진 반면, 가산금리는 1.07%에서 1.27%로 올랐다.

농협은행은 기준금리가 작년 6월 2.04%에서 올해 5월 1.73%로 0.31%포인트 낮아졌는데, 가산금리는 1.01%에서 1.38%로 0.3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도 가산금리가 각각 0.24%포인트, 0.02%포인트 늘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수준만큼 대출금리도 똑같은 수준으로 인하하기란 어렵다고 토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고시 체계여서 기준금리 하락을 바로 반영할 수 있지만 대출금리는 약정에 따라 변동 주기가 달라 바로 금리 하락을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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