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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쿠바 첫 외교장관회담]한-쿠바 관계정상화 첫발…‘형제국 北’ 방해공작 펼까
윤병세 장관, 쿠바에 수교의지 적극 피력
회담시간 당초 30분서 75분으로 늘어나

쿠바, 北 의식해 회담 내용 1분만 공개
전문가 “대북압박 분위기 거스를 수 없을것”



한국과 쿠바가 첫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관계정상화의 첫발을 뗀 가운데 쿠바와 ‘형제국’으로 불리는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린 윤병세 외교장관과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교장관 간 한ㆍ쿠바 외교장관회담 이후 7일 오전 현재까지 이렇다할만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과 쿠바의 관계 진전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제재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되는 북한에게 큰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방해공작에 나설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6일 저녁 방송에 출연해 “이번에 한ㆍ쿠바 외교장관회담 개최 자체가 공개되면서 북측도 틀림없이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바도 북한을 고려해 다소 조심스런 입장이다. 쿠바 측은 애초 한ㆍ쿠바 외교장관회담에 합의하고서도 공개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극도로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75분간 진행된 회담도 취재진에게는 1분만 공개됐을 뿐이다. 쿠바는 윤 장관의 방문과 한ㆍ쿠바 외교장관회담에 대해서도 북한 측에 통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를 만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것도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움직임도 큰 흐름에는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 이번 회담에서 쿠바 측에 적극적인 수교 의지를 피력했다.

윤 장관은 회담 후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이 가진 잠재력을 더욱 구체화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측의 생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쿠바도 윤 장관에게 미수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고 회담도 당초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긴 75분을 할애하는 등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은 “한ㆍ쿠바 관계 진전은 북핵압박과 한미 외교공조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쿠바가 미국과 2014년 관계정상화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좋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또 “한ㆍ쿠바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됐다는 것은 쿠바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단계는 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대북압박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전반적 분위기는 과거 냉전시대 이전의 의리 때문에 거스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대원ㆍ김우영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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