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 금리인상 초읽기…쩐의전쟁⑤]글로벌자금 신흥국 ‘엑소더스’…국내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중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도 조만간 금리인상을 시사한 터라 신흥국보다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선진국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흐르고 있지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역으로 신흥국에 더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동, 이탈 방향성은…=최근 로이터통신이 시장조사업체 리퍼(Lipper)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주(5월5일~11일) 미국 펀드투자자들의 신흥국 시장 주식형 펀드에 대한 주별 자금 순유출 규모는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자금이 빠진 것은 중국시장 자금이었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8억18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지난 2013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EPFR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형펀드 시장에선 선진국 채권형 펀드에 33억7000만달러, 신흥국에 1억8000만달러가 유입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진국 시장 선호를 반영했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마찬가지다.

KR선물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선진국 주식형 ETF에는 339억22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신흥국 주식형 ETF에서는 22억5600만달러가 줄었다.

채권형 ETF에서도 자금이동 방향성은 동일했다.

선진국 국채 ETF는 지난 6개월 간 56억1800달러가 들어왔지만 신흥국에서는 2억4700만달러가 사라졌다.

모간스탠리는 신흥국 시장 뮤추얼펀드 및 ETF에서의 주간 자금유출 규모가 최대를 기록하고, 지속 증가세를 보이자 ‘팔고 떠날때’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이후 신흥국으로 이동했던 주식시장 주도권이 5월 들어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 1개월 선진국은 1.0% 하락한 반면 신흥국은 5.1% 하락하며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에 집중하는 국내 투자자들=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오히려 신흥국, 그 중에서도 중국에 집중투자하는 역의 관계를 나타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설정액을 비교해보면 북미지역 펀드에 흘러든 자금 순유입액은 416억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에 들어간 자금은 4208억원, 홍콩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1890억원이었다. 중국 본토와 홍콩시장 펀드 규모는 해외펀드 중 가장 크며, 각각 3조6800억원, 4조7392억원이다. 신흥아시아 펀드도 824억원 설정액이 늘어났다.

연초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해외주식형 펀드도 신흥국 주식형 펀드였다.

이 가운데 신흥아시아 주식 관련 펀드의 설정액은 9조5228억원으로 연초보다 6820억원 증가했다. 신흥아시아 주식형 펀드는 해외 지역별 주식형 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저조하다. 신흥아시아 주식 관련 펀드들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10.44%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86개 중국 본토관련 펀드들과 94개 홍콩관련 펀드들도 연초이후 각각 -18.64%, -9.94%의 수익률을 기록해 지역별 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외국인 보유채권 4조7000억 만기 임박…한국시장 떠날까=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1∼10일 만기가 되는 외국인 보유 채권액은 4조7000억원이다.

채권 종류별로는 2조9000억원 규모의 통안채와 1조8000억원의 국고채다.

이번 만기 물량은 글로벌 채권시장 ‘큰손’인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 보유분이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까지만 해도 국내 채권시장에선 외국인이 소폭이나마 순매수 기조를 보여  자금 이탈 우려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주말 옐런 의장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발언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크지 않았으나 지난 주말 옐런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6월 FOMC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외국인은 원화 채권 매수 시점을 미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일부 빠져나가더라도 국내 채권시장이 받는 충격은 크지  않고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당장 6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수급이 갑자기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채권값의 안정성이 높아진 것도 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