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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인상 초읽기…쩐의전쟁①] 스마트머니의 ‘역주행’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주식에서 채권, 신흥국에서 선진국 등 안전지대로 자금이 환류하고 있다.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단행된 미국의 금리인하로 고수익을 쫒아 신흥국시장과 주식시장으로 이동(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했던 스마트머니가 8년간의 긴 외유를 끝내고 안전한 선진국 시장이나 채권시장으로 귀환(리버스 로테이션;Reverse rotation)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미 금리인상이 가져올 수혜보다는 불안감이 더 팽배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불안감이 지배하는 자본 시장에서 돈은 위험한 곳에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각종 변수들이 발생, 주식시장은 패닉과 요동을 거듭하는 등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에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또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 경제 최대 관심사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이달 14∼15일로 잡혀 있다. 6월, 7월, 9월 등 전문가들마다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예측이 다소 엇갈리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금리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채권형펀드 순자산은 지난달 25일 100조1729억원으로 사상 첫 100조원 돌파했다. 현재100조 611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주식형펀드는 71조8억원으로 감소세다. 위험자산인 증시에서 돈을 빼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뿐아니라 글로벌 자금 흐름도 비슷하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EPFR(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주식형펀드에서 1049억9329만달러(125조472억원)가 순유출 됐고, 채권형펀드로 649억1649만달러(77조3155억원)이 순유입됐다.

연초이후 신흥국으로 이동했던 주식시장 주도권도 5월 들어 상대적 안전지대인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1개월 선진국은 1.0% 하락한 반면 신흥국은 5.1% 하락하며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로이터통신이 시장조사업체 리퍼(Lipper)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둘째주(5월5일~11일) 미국 펀드투자자들의 신흥국 시장 주식형 펀드에 대한 주별 자금 순유출 규모는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최근 6개월 간 선진국 주식형 ETF에는 339억22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신흥국 주식형 ETF에서는 22억5600만달러가 줄었다.

특히 금리인상은 달러 강세를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던 자금들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면 달러 강세 구도가 굳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도 금리인상이 가져올 파급효과로 달러강세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환율 상승 압력은 커지고, 원유 등 상품 쪽의 자산은 약화될수 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도 더욱 커질수 있다.

특히 달러가 강세 조짐을 보이자, 대체제인 금값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국제 금값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5월 한달간 5.9% 급락했다. 금값이 월간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임박할수록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거나 달러강세 관련주 위주로 보수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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