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울고 싶은데 뺨맞는 강덕수 전 회장…STX그룹으로부터 피소까지
[헤럴드경제]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자신이 세운 회사로부터 피소됐다. 수감된 지 1년 6개월 만에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지난해 10월 수의를 벗었지만 또다시 법정 공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STX는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에 강 전 회장과 이 회사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변모씨 등 5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장을 제출했다.

이 밖에도 STX마린서비스와 STX리조트, STX중공업도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옛 경영진을 상대로 같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계열사들의 청구 금액은 총 113억원대에 이른다.

STX는 강 회장 등이 횡령ㆍ배임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이같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언론 앞에 섰을 때만 해도 그의 일성은 그룹 재건이었다. 그는 “(집행유예를) 예상치 못했다”며 “(STX그룹 재건에 나서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조합이 격려해준 것에 대해 앞으로 남은 시간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STX맨들도 의리를 보여줬다. 이들은 2심 재판부에 탄원서 1877통을 내고 강 전 회장 구명활동에 적극 나섰다. 이 때만 해도 실패한 경영자에 대한 STX의 시선은 싸늘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다 한때 세계 4위였던 STX조선해양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을 포기한 것은 4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조차 벗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3년 자율협약 신청 이후에 투하된 자금은 밑빠진 독에 부어진 물과 같았다. STX조선의 빚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9000억원에 이른다.

STX조선이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은 무리한 사세 확장과 과도한 투자 등이 총체적인 부실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SPP조선, 현대미포조선 등과 함께 STX조선의 주요 수주 선종인 중형탱커(MR·40~50K급) 시장에 중국 조선사들이 집중적으로 뛰어들면서 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업황이 좋을 때는 순풍에 돛을 단 듯했지만, 위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결국 기업의 마지막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강 전 회장은 자신이 직접 세운 그룹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한때 그룹사를 진두지휘하던 회장은 피고인 신세가 됐다. 자수성가 기업인의 대표상이었던 강 전 회장이 그룹 붕괴에 이어 소송까지 당하면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