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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연한 방글라데시 960억원의 행방…돈 세탁 온상된 필리핀 카지노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지난 2월 사라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의 예금 8100만달러(약 960억원)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돈세탁됐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리핀의 허술한 법으로 필리핀 카지노 VIP룸이 돈세탁의 온상이 됐다고 전했다.

필리핀의 사설 카지노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예금 도난 사건과 관련 필리핀과 외국 수사기관으로부터 정밀 조사를 받고 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9억5100만달러(약 1조1300억원)를 예치했던 계좌가 지난 2월 5일 해킹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 계좌에서 8100만달러가 필리핀 은행으로, 2000만달러(약 240억원)는 스리랑카 은행으로 각각 빠져나갔다. 스리랑카로 흘러간 돈은 회수가 됐지만 필리핀으로 간 돈은 행방이 묘연하다. 이 돈이 필리핀 카지노에서 세탁됐기 때문이다.

카지노 운영과 규제를 담당하는 필리핀 국영기관 파코(PAGCOR)는 2013년 ‘돈세탁 방지법’에서 카지노를 제외시켰다. 게임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다.

게임 산업 애널리스트인 벤 리는 “필리핀이 돈세탁의 장소로 선택된 이유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WSJ에 따르면 사라진 8100만달러 가운데 2900만달러(약 345억원)가 솔레어 카지노로 흘러들어왔다. 용의자인 중국인 두명은 솔레어의 VIP룸에서 이틀간 3300만페소(약 8억4000만원)를 걸어 3800만페소(약 9억7000만원)를 가져갔다. 이들은 이 칩을 다른 도박꾼들에게 팔고 사라졌다.

마카오 기반의 ‘정킷’ 사업자인 골드문은 용의자들로부터 일부 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카지노 VIP룸 고객은 ‘정킷’ 사업자가 유치한다. ‘정킷’은 카지노 내 카지노라고 불리는데, 큰손 도박꾼들에게 VIP룸을 사용하게 해주게 하고 돈을 받는다. 골드문은 “VIP룸에서 1억페소(약 25억원) 규모의 칩을 발행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중 하나인 마카오는 필리핀과 달리 ‘돈세탁 방지법’을 카지노에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 지도부가 부패 단속을 강화함에 따라 해당 법의 집행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만도 테탕코 필리핀중앙은행 총재는 “의회와 함께 돈세탁 방지법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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