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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6시간 50분의 ‘강요된 해방구’…건대항쟁 30주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경찰에 포위된 채 66시간 50분 동안 버텼던 ‘10ㆍ28 건대항쟁’의 3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28일 건국대 해봉부동산학관에서 열린다. 건대항쟁은 1980년대 대표적인 학생운동 사건 중 하나로 1987년 6월항쟁의 기폭제로 불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정주 한양대 교수, 김정한 고려대 교수, 홍성민 동아대 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한다. 1980년대 대학생들의 저항과 운동권 문화를 재평가하고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의 연결성을 짚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재조명한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 전국 26개 대학 학생 2000여명이 건국대에 모여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련)’이라는 조직 발대식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전대협, 한총련 같은 전국적인 대학생조직의 전신으로 평가된다.



건대에서 반외세ㆍ독재 반대 시위를 하던 대학생들은 경찰에 포위돼 5개 건물에서 3박4일간의 농성을 계속했고, 전두환 정권은 이들을 좌경용공세력으로 몰아부쳤다. 결국 ‘황소 30’이란 작전명 아래 경찰 헬기까지 동원돼 진행된 경찰 진압작전으로 1447명이 연행됐고, 1288명이 구속됐다. 연행과 구속자의 숫자가 보여주듯 이 사건은 우리나라 학생운동 사상 최대의 공안 사건으로 기록됐다.

특히 나중에 재판을 통해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100여명이 채 안될 정도로 건대 항쟁 사건은 당시 ‘공안광풍’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현재 건대 캠퍼스내 사회과학관 앞에는 남녀 학생이 서로 등을 대고 함성을 지르는 모습을 한 ‘10ㆍ28 건대항쟁 기림상’이 세워져 있다.

심포지엄의 발제자로 나선 김 원장은 “당시 ‘미제축출, 파쇼타도’ 등 급진적인 주장은 노동자·시민이 학생운동을 외면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건국대 투쟁을 거치면서 학생운동 지도부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대규모 군중집회로 투쟁 방법을 바꾸는 등 노선을 틀면서 다시 시민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학생들의 변론에 참여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고 되새겼다.

건대항쟁 참가자들로 이뤄진 ‘애국청년’이란 단체 등을 중심으로 오는 10월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건국대 사태는 이후 1987년 군부독재를 무너뜨린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이번 심포지엄 준비위원회는 “건대항쟁은 우리 사회의 민주를 증진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2017년 6월 항쟁 30주년 사업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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