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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디즈니랜드 중국에선 안될걸” 테마파크 사업 속도내는 왕젠린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디즈니는 중국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부동산에서 문화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국 최고 부호 왕젠린(王健林ㆍ62)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상하이에 개장을 앞두고 있는 세계적인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를 두고 선전포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자신이 추진 중인 테마파크 ‘완다파크’에 밀려 디즈니가 중국시장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호언장담이다.

왕젠린은 최근 중국 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10~20년 내 디즈니가 한 푼도 못 벌어들이게 하겠다”고도 했다. 내달 디즈니가 상하이 디즈니랜드를 개장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지만, 완다그룹이 이를 곧 물리칠 것이라는 이야기다. 

완다그룹은 현재 놀이공원과 영화, 쇼핑몰, 호텔 등을 결합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21일 중국 장시성 난창(南昌)에 ‘완다시티’라 이름 붙인 테마파크 1호점을 개점했고, 구이린(桂林) 지역엔 2020년 개관을 앞두고 있다. 난창은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상하이와 인접한 도시기도 하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완다시티 1호점에 들어간 총 비용은 210억위안(3조8000억원). 총 55억달러(6조5330억원)가 투입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하지만 왕젠린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디즈니의 높은건설비용이) 고스란히 티켓비로 들어가 고객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장시성 완다시티의 티켓값은 평일 기준 198위안(3만5000원)이지만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370위안(6만6000원)으로 책정돼 거의 2배나 차이가 난다. 이러한 가격이 아직 평범한 중국 고객들에게는 부담이 되기 때문에 결국은 완다시티를 찾는 입장객이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완다시티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시설과 리조트 등의 추가 투자에 사용되겠지만, 디즈니랜드는 그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름값으로 나갈 것” 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렇다면 실제 시설은 어떨까. 완다시티는 최대 규모의 놀이공원과 복합 영화단지, 5-6성급의 호텔과 워터파크 등을 겸비한다. 여기까진 세계 도처의 디즈니랜드와 같다. 하지만 왕젠린은 중국 전역에 세워지게 될 완다랜드가 더 위력을 떨칠 것으로 봤다. 그는 “호랑이 한 마리는 늑대 무리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자신한다. 오직 하나의 테마파크로 승부수를 띄운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달리 중국 전역에 최대 20개의 완다시티를 만들겠단 뜻이다.

완다시티 가상 모형도. 왕젠린은 중국 총 20개소에 완다시티를 개장할 계획이다.

디즈니가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도 비판을 가했다. 디즈니랜드가 대표 캐릭터들을 이용해 너무 미국적인 문화를 주입한다는 것이다. 완다시티는 반대로 지역의 전통문화를 살리겠다고 강조한다. 완다시티가 들어섰거나 곧 들어설 난창, 구이린, 하얼빈 등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거점 도시에 비해 저렴한 물가와 자연환경, 고유의 문화를 보존한 ‘주변 지역’에 속한다. 실제로 테마파크 주최 측은 완다시티 1호점 입구 문을 난창의 전통 도자기인 찻주전자 모양으로 만들기도 했다.

‘혁신성’도 왕젠린이 우위에 두는 부분이다. “디즈니의 광대한 지적 재산권이 새로운 산업에 착수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꼬집으며 “디즈니는 이미 성장할 대로 성장해 발전가능성이 미미하고 이제는 예전 것들을 자기복제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동산’에 입각한 완다그룹의 핵심 파워를 살려 테마파크 안에 쇼핑센터와 20여개의 국내외 브랜드 술집, 500명 수용 규모의 대형 실내스키장 등을 입점시키겠다고 밝혔다. 

완다시티 가상 모형도 속 중국식 건축물과 지붕이 보인다.


왕젠린은 부동산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문화 산업으로 빠르게 회사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 가계가 급증하면서 문화생활에 대한 수요가 늘고, 거리가 먼 도시들을 이어주는 고속열차가 증가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가 과거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서다. 중국 정부 역시 내수 중심의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서비스산업을 크게 지원하고 있다.

왕젠린은 지난 몇 년 동안 점진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거액을 투자해 왔다. 2012년 AMC엔터테인먼트 인수(26억달러)를 시작으로, 재작년 국내 영화 스튜디오 ‘오리엔탈 무비 메트로폴리스‘ 창설, 작년 후베이성 성도 우한(武漢)에 영화테마파크 ’서커스쇼‘ 건설(70억위안), 그리고 올 1월 할리우드 스튜디오 제작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인수(35억달러)까지 레저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쥬라기월드,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 할리우드 인기 영화들의 제작을 맡은 명망 높은 영화 제작사다. 전문가들은 완다그룹이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까지 두 배 이상 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완다시티는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완다그룹은 올해 말까지 각각 최소 31억달러에서 최대 41억달러의 투자비를 들여 해외에 테마파크 건설 계약을 두 곳 이상 따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관광객이 많은 런던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 2월 이미 파리 외곽에 프랑스 유통 체인기업 이모샹(Immochan)과 30억유로(약 3조9700억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프랑스 국민과 수많은 관광객들을 동시에 사로잡을 테마파크 건설을 위한 것으로, 바로 근저에 있는 파리의 디즈니랜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젠린 회장의 자산은 287억달러로 올 3월 포브스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 18번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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