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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1100억원 직원나눔’지키고도 씁쓸한 트위터 창업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창업자가 7개월 전 직원과 자산을 나누겠단 다짐은 현실이 됐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월간 실 사용자 3억1000만 명을 거느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기업 트위터가 ‘직원 나눔’ 실천을 위한 최종관문을 통과했다. 회사는 25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39)가 보유한 트위터 주식 3분의1을 구성원 모두에게 나눠주는 안건을 승인했다.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겸 CEO [출처=게티이미지]

이로써 도시가 쥐고 있는 트위터 주식 가운데 680만주는 종업원 몫이 된다. 회사 측이 밝힌 전 세계 임직원 수는 3800명이다.

트위터 전체 지분 1%에 해당하는 이 주식은 25일 뉴욕증시 종가로 환산하면 1158억원(9792만달러) 정도다.

‘약속’은 지난해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돌아온 창업자의 선언으로 비롯됐다. 7월부터 임시 CEO를 맡던 도시는 작년 10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식 복귀를 알리며 “(이 주식들은) 트위터 직원과 관련 구성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22일 그는 나눔의 내용을 더 자세히 공개했다. 도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제가 가진 트위터 주식 3분의 1(회사 지분의 정확히 1%)을 우리 직원 지분 풀(Pool)에 양도합니다. 구성원들에게 재투자하기 위해섭니다”라고 설명했다.

잭 도시는 지난해 10월 트위터 CEO로 복귀하며 “보유 지분 3분의 1을 직원과 나누겠다”고 선언했다. [출처=잭 도시 트위터 계정]

7개월 전 도시의 이같은 결정엔 이유가 있었다. 트위터 직원들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단 분석이 주를 이뤘다. 당시 회사 사정은 안 좋았다. 트위터 사용자 증가율은 2013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 내려가고 있었다. 후발주자 인스타그램에도 밀리는 신세였다. 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며 회사 직원 8%를 해고한 이유다.

이번 결정은 그래서 직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도시의 노력이 방점을 찍었단 분석이다.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도 창업자는 약속을 지켰다. 주주들도 그를 밀어줬다.

문제는 회사 상태가 여전히 내리막을 걷고 있단 점이다. 이는 직원에게 돌아가는 주식 평가액까지 갉아먹은 상태다.

트위터 로고

트위터는 올 1분기 매출 5억9000만달러를 찍었다. 전년 동기대비 늘었지만 작년 4분기보다 못했다. 시장 전망치에도 1000만달러 가량 미달했다.

이는 주주총회가 승인한 창업자의 주식가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실적발표 이후 트위터 주가는 17달러에서 14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는 도시가 귀환한 직후인 작년 10월(30달러)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창업자가 기부를 약속한 주식 680만주 가치도 절반이 날아간 상태다. ‘1100억원’의 갑절을 직원 몫으로 떼줄 수도 있었단 의미다.

결국 회사 실적과 같이 움직이는 주가에 따라 도시의 나눔실천 또한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월가 분석가들이 내놓은 전망치를 종합하면 ‘흐림’이다. 올해 트위터 주가가 현 수준에서 4달러 가량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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