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먹기 좋은 떡’ 방카슈랑스…보험사들 전략은 ‘극과 극’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인 ‘방카슈랑스’를 놓고 보험사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금리 역마진과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한다며 비중을 축소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는 은행ㆍ저축은행ㆍ증권사 등과의 제휴를 늘리며 오히려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설계사 조직 유무나 은행계 보험사, 매각 이슈 등 보험사가 처한 상황에 따른 영업 전략 차별화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파는 방카슈랑스는 판매가 용이한 저축성 보험이 대부분이다. 이에 자칫 ‘먹기 좋은 떡’이 ‘뱃 속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저축성 보험의 역마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 채널을 활용한 성장 전략=방카슈랑스 매출 비중을 높인 곳은 대부분 외연 확대를 전략으로 내세운 보험사들이다.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이 대표적이다.

동양은 지난 2월 신계약 평균 보험료가 13배 증가했다.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저축성보험을 늘리기 시작해 올 1분기에는 저축성보험 비중을 53.81% 수준까지 확대했다. 동양생명이 지난 1분기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한 저축성보험은 9000억원에 달한다.

흥국생명도 방카슈랑스에 더욱 집중하며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35개 은행, 지방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과 제휴관계를 맺으며 보험사의 방카 제휴처로는 최대 규모지만 영업망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 역시 방카슈랑스 영업 제휴처 확대를 올해 핵심 목표로 삼았다. 하나생명은 전체 매출 중 방카가 9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올해 자산 100조원을 달성한 한화생명은 지난해 저축성 양로보험상품을 많이 판매하며 실적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3%대의 높은 최저보증이율 때문에 이 상품은 현재 아예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채널 다각화에 나선 ING생명도 방카슈랑스 비중이 2014년 8%에서 2015년 39%로 급증했다. 지난해 초회보험료 6666억원 가운데 4846억 원(72.6%)을 방카슈랑스에서 거뒀다.

방카슈랑스를 확대한 보험사들은 설계사 조직이 빈약하거나 매각이나 자산 달성 등을 이유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다른 대면 영업에 비해 비교적 매출이 안정적이다. 게다가 보장성에 비해 저축성의 보험료가 비싸다“면서 ”손쉽게 단기간에 성장을 확대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IFRS4 2단계 방어=하지만 지속된 저금리 상황과 2020년 도입 예정인 IFRS4 2단계 시행에 따른 부담 때문에 손해보험사들은 방카 비중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에서의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하는 등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방카슈랑스로 모집된 보험 매출은 63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580억원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방카 비중이 지난해 1월 1041억원에서 올해 1월 616억원, KB손보도 같은기간 919억원에서 72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동부화재는 1282억원에서 967억원으로 축소했다.

현대해상만 807억원에서 877억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일부러 확대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특히 MG손보는 같은 기간 427억원에서 60억원으로 방카 보험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손보사들이 방카슈랑스 비중을 줄이는 이유는 금리 역마진과 2020년 IFRS4 2단계 도입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에서 역마진 우려가 있는 저축성 보험보다 보장성 보험이 수익성이 높다. 또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저축성보험료를 전액 매출로 인식하는 현재와 달리 은행 예·적금 처럼 부채로 간주하게 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