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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조선 덮치는 ‘삼각파도’… 국제제소ㆍ테스트ㆍ일감고갈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자구안 제출을 앞두고 ‘백척간두’에 서게 됐다. 해외에선 한국 정부가 대우조선에 대해 과도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고, 늦어도 다음주 내로 확정될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대우조선해양측에 유리할 게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말로 예정돼 있는 해양플랜트 등 현재 건조중인 선박들이 인도되고 나면 극심한 일감 부족 사태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대우조선이 유사한 길을 걷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상마찰 비화?= 27일 조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전문위원회(WP6)에서는 회원국들이 한국 정부가 대우조선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및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채권단을 중심으로 투자자금 회수를 위한 필요성 때문에 자금이 추가 지원됐다는 논지의 설명을 폈지만, 상대 회원국들은 대우조선에 투하된 자금이 사실상 정부 지원금 성격이 짙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이미 EU회원국들과 일본은 한국 정부가 대우조선을 지원하고 있다며 WTO제소를 염두에 두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올해 6월 회의에서도 유사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는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인 대우조선의 향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사석에서 ‘통상마찰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OECD회원국들과의 통상 마찰 우려의 핵심은 대우조선에 지원된 자금의 성격이다. 한국 정부는 투자자금을 ‘영리 판단에 따른 추가 투자금 성격’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조선업과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회원국들은 국책은행의 투자자금을 사실상 정부 보조금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장 회원국들이 WTO에 제소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선박 건조를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한 대우조선해양으로선 신규자금 투자를 기대키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5월말 테스트 결과= 지난달부터 대우조선해양은 회계법인 주도 하에 스트레스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몇년 간을 가정해 신규 수주가 없을 경우 또는 추가 자금 지원이 없을 때 회사가 살아날 수 있는 경우의 수 등을 모두 꼼꼼히 따져 회사의 회생 가능성과 청산 가능성 등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경우의 수에 따라 실사 결과를 내놓는 것이 스트레스 테스트다.

대우조선해양 본사인 청계 본사 매각은 상당 부분 진척이 됐고 마곡 단지 매각은 진행이 더딘 상태다. 대우조선은 지난 20일 자구안을 제출하려 했으나 일정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와 함께 산업은행 측에 제출하는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채권단 측이 대우조선 자체적으로 만든 자구안은 별달리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채권단 관계자는 “테스트가 나와야 자구안도 의미가 있다. 함께 제출받는 것이 정확한 판단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국책은행으로부터 4조2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7000%를 넘는 등 재무상황이 극히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해양플랜트 부문이 매출의 절반을 넘어가면서 부실 발생의 진원으로 꼽힌다.


“일감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6일 세계 최초 ‘부유식 LNG 설비’ 제작을 마쳐 인도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루부터 지난 2012년 수주한 설비다. ’바다위의 LNG’ 공장이라 불리는 설비고,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지만 다른 한켠에선 일감 고갈의 서막으로 읽히기도 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18기의 해양플랜트 물량을 건조중이다. 이가운데 올해 안에 인도될 물량은 모두 8기다. 예정대로 인도가 완료된다면 일감 부족이, 인도가 지연되거나 발주 취소가 이어지게 될 경우엔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신규 수주가 씨가 마른 상황이라 인도가 성공적이든, 인도에 차질이 빚어지든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9월 해양플랫폼 인도 계획도 갖고 있다. 일본 최대 자원탐사기업 인펙스와 계약한 FPSO가 9월에 인도될 예정이다. 내년 4월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유럽 선주와 계약한 고정식 원유생산설비(Fixed Flatform)가 출항한다.

핵심 해양설비들이 올해와 내년초까지 인도되고 나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는 해양플랜트는 드릴십(시추선) 등만 남는다.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잔여물량 18기중 드릴십은 10기인데, 발주사 자금난 및 인도 지연 요청때문에 올해 넘기는 드릴십 물량은 3기에 그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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