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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북핵문제’로 정치반경 넓히기.. 득될까, 독될까?
[헤럴드경제=(제주) 김우영 기자]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틀 연속 북한ㆍ북핵문제와 관련해 대화 필요성 등 소신을 밝혀 주목된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자신의 강점인 국제문제 해결의 마지막 단추인 북한 문제를 전면에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26일 오전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더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으로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진(제주)=안 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또 “대화의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식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기여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북핵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데 이어 이틀 연속 이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당시 반 총장은 “남북 간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재와 압박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또 지난해 무산된 방북과 관련해서는 “안타깝다”며 “기회가 된다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해 스스로 남북 간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같은 반 총장의 발언은 별다른 행적이 없는 국내 정치 현실에서 일정 부분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국내 정치에 반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글로벌 리더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도자상을 제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기후협정, 미얀마 민주화, 이란 핵 등을 해결했다고 자신하면서 국내 정치에 대해선 ‘정쟁’, ‘창피하다’고 비판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반 총장 바람대로 방북이 성사돼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룬다면 그의 앞길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그러나 반 총장의 ‘대북 카드’는 자칫 역풍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기후협정과 이란 핵 등 굵직한 글로벌 이슈에 성과를 이루면서 정작 국민들에게 절실한 북핵 문제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반 총장이 방북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더라도 북한이 핵보유국 주장을 유지하는 등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가뜩이나 ‘식물 사무총장’이라는 외신들의 비판에 시달리는 반 총장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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