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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에이프릴 세컨드 “비슷하다 싶으면 폐기…달라야 하니까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송중기가 나왔다”는 남대전 고등학교 출신의 문대광(기타), 신재영(드럼)은 함께 음악을 하며 우정을 쌓았다. 고등학교 땐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교내 밴드에서 활약했고, 군 제대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에 접어들었다.

“원래는 (문)대광이가 노래를 하려고 했는데 안되겠더라고요. (웃음) 노래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김)경희가 함께 하게 됐어요. (문)우건인 우리가 안 껴주면 안 될 것 같아서. (웃음)”(신재영)

“이상하네. 내가 들어오고 하는 것마다 잘 되고 있는데.”(문우건) 형들의 짖궂은 농담에 막내는 한 번 더 도발한다. 시종일관 툭탁거리지만 그 흔한 “멤버들 간의 갈등”이 없다. “인복이 있는 것 같다”(문우건)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다. “낯간지럽긴 하지만 이 멤버 그대로 끝까지 가고 싶어요.”(문우건)


김경희(보컬·신스), 문대광(기타), 문우건(베이스), 신재영(드럼) 등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에이프릴 세컨드는 대전 출신의 멤버 셋, 조치원 출신 한 명(김경희)이 모여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한 인디밴드다.

“대전에선 제일 유명했던 인디밴드”의 홍대 입성은 화려했다. 2010년 미니앨범 ‘시부야 34℃’로 데뷔, 2014년 첫 정규앨범 ‘플라스틱 하트(Plastic Heart)’, 2015년 고(故) 에이미 와인하우스 추모싱글 ‘에이미(Amy)’를 발표했다. 최근엔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의 엔딩곡이었던 ‘독보적으로 아름답소’를 부르며 대중과 더 가까워졌다.

에이프릴 세컨드는 2013년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에 선정된데 이어 ‘KT&G 밴드디스커버리’에서 우수상, 2014년 ‘홍대거리가요제’에서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로 금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페스티벌에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실력에 비해 운이 많이 좋았던 것 같다”(김경희)며 겸손해하지만 에이프릴 세컨드가 밴드로 살아가는 시간은 만만치 않았다.

“열심히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저희가 만나고 연습하고 작업한 시간들로만 따지면… 그 시간에 돈을 벌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잘 벌었겠죠. 항상 더 열심히 못한 게 아쉽긴 한데, 그래도 그 정도는 했으니까…”(문대광)

홍대에 터를 잡고 활동하는 무수히 많은 밴드와 경쟁하기 위해 에이프릴 세컨드는 밴드의 색깔을 찾으려 부단히 애썼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음악을 매만진다. “굳이 정의를 하자면 신스가 가미된 팝스락. 댄서블하고 그루브한 음악”(문대광)을 하는 밴드다.

“팝, 록, 일렉트로닉이 변태같이 다 섞인 음악이요. 록밴드이기 때문에 음악이 시작되면 록이 나올 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가요 같은 음악이기도 하고, 가요라 하기엔 밴드 음악이기도 하고. 댄서블하고 살랑살랑한 느낌이 드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김경희)

“방향과 색감을 정해서 음악을 만들진 않지만 네 사람 모두가 마음에 들어야 하나의 완성품”(신재영)이 나온다. 최근 발매한 정규2입 ‘수퍼 섹시 파티 드레스(SUPER SEXY PARTY DRESS)’도 이 과정을 거쳤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엔 1980~90년대 댄스, 신스팝, 어쿠스틱 팝, 디스코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아냈다. ‘브링 잇 업(Bring it up)’과 ‘에이프릴 드림(April dream)’은 SM엔터테인먼, 쟈니스 등과 작업했던 스웨덴 프로듀서 겸 작곡가 다비드 프렘베리(David Fremberg)가 공동 작곡으로 함께 했고, 마지막 트랙(‘학교’) 부활 김태원의 자작곡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멤버마다 다른 곡에 애착을 보였다. 문우건은 ’엄빠‘를 먼저 꼽았다. 훌쩍 자란 아들이 부모의 무게를 이해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경희의 자작곡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자취를 해서 부모님과 따로 살았어요.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려고요. 그러다 오랜만에 대전 집에 돌아오니 엄마 아빠의 잔소리도 좋았어요. 저도 엄마 아빠를 위한 노래를 써야지 생각했는데, 경희 형이 만들었더라고요. 타이틀 중 하나로 걸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곡이에요.”(문우건)

문대광은 직접 작사 작곡한 ‘만월‘을 꼽았다.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한 곡이라고 한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두운 터널의 끝‘을 찾으려는 청춘들의 답답한 심경을 담았다. “제 이야기예요. 갈피가 보이지 않는 상황들을 담은 곡이에요.”(문우건)

이번 앨범은 제목부터 에이프릴 세컨드의 1집 앨범과 단단한 끈으로 연결돼있다. ‘수퍼 섹시 드레스’는 1집 수록곡인 ’금요일 늦은 10시‘에 나왔던 가사 중 일부다.

“금요일 밤 10시에 클럽 공연을 많이 해요. 기분이 너무 안 좋았던 때에 기분 좋아지려고 상상하며 공연장에 있는 것들을 썼어요. 그 때 ’수퍼 섹시 드레스‘라는 가사가 들어가있었고요. 연속성을 가지고 만들게 됐어요.”(김경희)

에이프릴 세컨드에게도 ‘금요일 늦은 10시’는 대전의 클럽에서 한창 공연을 하던 시간이기도 하다.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밴드씬은 많이 열악한 편이에요. 온전한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도 별로 없고요. 항상 엠프도 저희가 들고 다니며 공연을 했어요.”(신재영) “그거 때문에 1집 수록곡인 ‘금요일 늦은 10시’를 쓴거예요.” (김경희)

“중학교 시절 커트코베인을 좋아해 막연히 음악을 시작”(문대광)했다. “음악이 아니고선 딱히 다른 걸 할 수 없었다”(김경희)고 한다. “친한 형이 난데없이 음악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문우건) 이 길에 접어들기도 했다. “교회에서 드럼을 치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 대회에서 우승”(신재영)까지 하며 한 우물을 팠다.

“좋아하는 뮤지션은 한 100명쯤 되는데, 그 중 한 팀을 꼽자면 오아시스예요. 오아시스의 노래는 음악이 가진 힘이 커요. 메시지도 좋고 음악색깔도 있고요.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는 음악이에요. 저희 음악도 다른 사람에게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김경희)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신재영), 에이프릴 세컨드는 천천히 홍대씬에 스며들고 있다.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악”(김경희)을 만들며 “꾸준히 성장하는 밴드”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앨범 발매 이후의 일정이 빽빽하다. 지난 14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8일엔 부산에서 공연을 한다. 6월 한 달간 전국 공연을 진행한 후 6월 25일 서울에서 마무리 공연을 갖는다. 7월 8일엔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연다. “대전 출신이기 때문에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는데, 그 사이 인천도 들린다. 몹시 분주한 한 달이 될 예정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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