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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드는 텐트촌, 벙커는 씨름장…국민축제 ‘서원밸리 그린콘서트’
16년째 5월 마지막주 토요일
스타·지역민·외부손님 광탄면에 집결
매출포기·복구비 年10억 즐겁게 감당
지역경기 부양등 경제효과 최소 100억



눈부신 5월의 마지막주 토요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은 1년 중 가장 뜻깊고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 입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풍성한 나눔의 잔칫상을 펼친다.

누구나 무료로 잔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편한 운동화와 열정적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체력만 있으면 된다. 바로 16년째 이어져 온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다. 매년 5월 마지막주 토요일 열리는 서원밸리 그린콘서트가 오는 28일 또다시 문을 활짝 열고 관람객들을 맞는다. 낮 12시부터 입장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인기 한류스타가 총출동하는 그린콘서트는 오후 6시부터 펼쳐진다.

‘5월의 국민 콘서트’로 불리는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가 올해도 변함없이 5월 마지막주 토요일인 28일 화려하게 펼쳐진다. 나눔과 자선의 한마당으로 펼쳐지는 축제엔 올해도 한류스타들이 총출동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그린콘서트를 보기 위해 페어웨이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과 골프장 잔디에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모습. [사진제공=서원밸리CC]

▶작은 통기타 콘서트, 대형 한류축제로 우뚝 서다=16년 전. 서원밸리CC를 개장한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골프장이 문턱을 낮추고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뭘까 고민했다. 골프가 특정인들의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최 회장은 과감히 주민들에게 골프장 잔디를 내주었다. 직원들은 코스 관리를 이유로 난색을 표했지만 최 회장은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처음엔 지역 주민들도 반신반의했다. 골프장 회원들을 위한 행사겠거니 했지만, 곁에서 지켜보니 그게 아니었다. 나눔과 기부가 어우러진 자선 행사인 데다,

그린콘서트 주간엔 외부에서 온 손님들로 광탄면 전체가 며칠씩 들썩였다. 식당과 편의점, 숙박업체, 주유소, 택시기사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지역경제를 일으키면서 콘서트의 경제효과가 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마음을 열기 시작한 지역 주민들은 이제 축제의 주인이자 열혈 지원자로 변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 축제가 전국 축제로 위상을 높였고, 이제 매년 3000여명의 해외 한류팬들이 몰려드는 글로벌 축제가 됐다. 이쯤되면 골프장이 만든 최고의 ‘히트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벙커는 씨름장, 페어웨이선 한류콘서트=시작은 작았다. 2000년 첫 공연은 박학기, 유익종, 강은철, 단 3명의 가수가 무대에 오른 조촐한 통기타 콘서트였다. 관객은 152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4회째를 맞는 올해는 총 21개 팀이 출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류 빅콘서트로 발전했다.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인 EXID와 마마무를 비롯해 소년공화국, 마틸다, 브레이브걸스, CLC, 에이션, MAP6, 팬타곤, 제시, 박시환, 김주나 등이 출연한다. 올드팬들의 가슴을 적실 가수들도 변함없이 무대에 오른다. DJ DOC, 샌드페블즈, 정동하, 홍진영, 허각, 김조한, 알리, 박학기 등 특급 가수들이 재능기부로 출연한다.

골프장 코스 곳곳에서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에어놀이터를 비롯한 다양한 놀이시설과 씨름대회, 사생대회, 페이스 페인팅, 연날리기 등이 진행된다. 골프장에 왔으니 골프 실력도 뽐내볼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캘러웨이가 주관하는 장타대회(드라이버 컨테스트)와 패밀리 퍼트대회, 어프로치 경연대회, 캘러웨이 보물찾기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오후 1시부터는 캘러웨이 용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사랑나눔 창고 대방출 할인도 함께 진행한다. 먹거리 장터에서는 화성휴게소 등 서원밸리 골프장 계열사인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들이 나와 우동, 막걸리, 구운 감자 등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먹거리 장터와 캘러웨이 이벤트에서 모금한 금액은 모두 파주 보육원과 광탄면, 사랑의 휠체어보내기 운동본부 등에 전달된다. 이렇게 기부한 사랑의 자선금은 5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도 무려 3만8000명이 골프장을 다녀갔다. 누적 관객은 28만명. 올해 30만명을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 서원밸리 측은 30만명째 관객에게 LG 49인치 TV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아자동차 모닝을 비롯해 항공권과 여행 상품권, 무료 골프 라운드권 등 1억원어치의 경품이 관객들에게 제공된다.


▶토요일 매출 포기+잔디 복구 비용 ‘10억원’…그래도 축제는 계속된다=4만여명이 필드를 가득 메운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밸리코스 1번홀에선 콘서트가 펼쳐지고 서원코스 9번홀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변신한다. 모래벙커는 씨름장이 되어 아이들이 신나게 뒹굴 수 있다. 필드가 순식간에 텐트촌으로 변하고 9개 홀의 페어웨이는 아예 주차장이 된다. 황금같은 주말 골프장 영업을 포기해 떠안을 손실과 콘서트 후 잔디 복구 비용만 해도 무려 10억원. 하지만 최등규 회장은 “지역사회에서 영업을 하면 다시 지역에 환원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

서원밸리는 매년 다문화가정에게 무료 결혼식을 지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2014년 서원밸리서 야외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등규 회장은 “해마다 5월이 되면 가슴 뿌듯하면서도 늘 걱정이 앞선다. 오시는 분들을 위해 뭘 좀 더 신경 써야 할지, 어떤 것을 더 좋아할지 등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면서 “그래도 잘 놀고 간다며 손을 내미는 분들을 볼 때마다 무료자선 행사를 더 열심히 준비해야 겠다는 마음이 샘솟는다”고 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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