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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인 홍보대사 ‘재능기부 아니었네~’
10년간 국민혈세 70억 지출
기재부, 예산지침 마련 검토
이승기 복권위 활동 1년 5억대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들의 과도한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수십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에 대해 손을 보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6일 “재정당국입장에서는 당연히 최근 혈세 낭비논란이 일고 있는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에 대해 살펴볼 수 밖에 없다”면서 “예산지침 마련 등 적절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은 최근 10년동안 연예인 홍보대사를 위촉하면서 수 십억원의 혈세를 쓰고 있지만 효과를 못 본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승기(왼쪽), 원더걸스

이 관계자는 또 “특정 직종인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쓰지 말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예산을 집행할 때 상한선을 정해 1인당 단가를 규제하던지, 관련 예산을 축소하는 방안 등을 담은 예산지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10년동안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들이 연예인 홍보대사에 지급한 모델료는 70억3380만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돈을 쓴 곳은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4곳으로 홍보대사 59명을 임명해 22억1420만원을 지급했다. 기재부도 산하기관인 복권위원회 홍보로 인해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홍보대사 4명에게 11억7700만원을 지불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명에게 10억18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기간 중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연예인은 기재부 복권위원회 홍보대사였던 가수 이승기로 6개월씩 1년간 5억7000만원을 벌었고. 탤런트 조재현(4억9500만원)와 임현식(4억8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중앙부처및 공공기관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복권, 농업정책 등을 홍보하기 위해 연예인들에게 수십억원을 투입했지만 홍보효과를 얼마나 거두고 있는 지는 아직 검증된바 없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에서 ‘한국 방문의 해(2016∼2018년)’ 홍보대사로 위촉한 걸그룹 AOA의 설현의 경우,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현해 안중근 의사를 몰라봐 홍보대사 자질논란을 불렀다. 한국방문위는 사태가 불거지자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페이스북)에 당사자의 이미지를 삭제했다.

정부세종청사 한 부처 관계자는 “연예인 홍보대사의 경우, 대부분 재능기부로 알기 쉽지만 실제는 고액의 모델료를 지급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그러나 타 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유명 연예인을 위촉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경쟁심리에 더 높은 돈을 지출하면까지계약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예인 홍보대사 관련 예산지침이 세워지면 일정금액 아래서 위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풍토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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