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스크칼럼] 박근혜, 의문의 연패
가습기살균제, 강남역 살인사건 등으로 세상이 뒤숭숭하다. 일자리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그런데 정부까지 국민들을 분통 터지게 한다. 그런데 상당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패배다.

# 1패 2000년 초 국내 자동차업계는 연비는 높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배출은 적은 ‘승용디젤’의 허용을 요구했다. 환경부는 디젤차는 질소산화물(NOx) 배출이 많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며 반대하다 2005년 이를 허용한다. 초기 NOx 허용치는 유로-3 기준으로 1km 주행시 배출량 0.5g이내였다. 이 기준은 계속 강화돼 2014년 유로-6기준 0.08g까지 낮아졌다.

디젤차량은 CO2 배출량이 가솔린 차량보다 20~30% 적은 게 보통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 감축에 애쓰고 있다. 디젤차 배척으로 가솔린차 이용이 늘어나면 탄소배출량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또 휘발유 값을 올리면 될까? 배출규제를 강화하거나, 무공해·저공해차 지원을 늘리는 게 선진국의 정책이다. 그런데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5년이나 끌어 소비자들을 위험에 빠뜨린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책 만들라’는 박 대통령의 한 마디에 내놓은 대책이 경유값 인상이다. 담배와 주류에 세금을 올린 논리와 닮았다.

# 2패 국책은행 주도로 5조원이나 쏟아 부은 STX조선이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대의 회계부정을 사건 이상의 충격이다.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며 산업은행 등이 맡은 회사들 가운데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곳들은 극히 드물다.

국책은행은 정부 돈으로 세워진 은행이다. 이들이 쓰는 돈, 입는 손실은 국민 부담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이들에 대 주자고 한다. 정부가 지원에 나서려면 국회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STX의 경우를 보자면 국회 눈치 안보고 발권력을 동원해 은근 슬쩍 밑 빠진 독에 물을 붙자는 격이다. 국책은행 수장들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권에는 민감하지만, 성과에 대한 책임에는 둔하다.

# 3패 일본 오사카 인근 이세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담. 아베신조(安倍晉三) 총리는 G7정상을 이세신궁(伊勢神宮)에 참배시켰다. 일본의 시조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御 神)을 위한 장소다. 도쿄의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 전사한 군인을 위한), 메이지신궁(明治神宮, 메이지일왕을 위한)과 함께 ‘침략전쟁’을 사상적으로 지탱한 ‘3대 신사’다.

일본 총리와 각료들은 이세신궁과 메이지신궁에는 내놓고 참배를 다닌다. 그래서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만 문제 삼는 한국과 중국에 불만이다. 일본은 그동안 해외정상들을 이미 메이지신궁에 참배시켰다. 이번에는 이세신궁으로 몰고 갔다. 일제를 무너뜨린 미국의 대통령을 히로시마에까지 데려 온 일본이다. 평화염원을 명분으로 세계 정상들을 야스쿠니 신사에 세우는 날이 곧 올 지 모른다.

박 대통령은 북핵 국제공조 등을 위해 프랑스와 아프리카 순방 중이다. 지금 프랑스 대통령은 일본에 있다. G7의 핵심의제 가운데 하나는 북한 핵문제다. 며칠 전 임명된 주일대사는 일본통은 아닌데, 하필이면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이다. 24일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은 일제 상징인 욱일기를 달고 진해항에 들어왔다. 

홍길용 이슈섹션 에디터 ky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