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로선 억울할 일이다. 원내대표 경선에선 “친박의 지지를 얻고 당선됐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를 구성하고는 “보이지 않는 손(친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혁신위원장에 김용태 의원을, 비대위원에 김세연, 김영우, 이혜훈 등 비박계 의원을 선임하고서는 반대로 친박계의 반발에 시달렸다. 결국 친박계의 집단적인 보이콧으로 혁신위와 비대위 구성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무산됐다.
이에 계파간 화해와 당수습을 위한 3자회동을 갖고 새로운 안을 짰지만 이번엔 비박계와 일부 친박계로부터 쓴소리가 나왔다.
이에 정 원내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잇따라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의의도대로 당 상황이 돌아가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 원내대표는 “내 양 어깨에만 짐을 지고 있는데 내가 어떤 해법으로 돌파하겠느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라 이거다”라고 말했다.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만 했지 통일된 의견을 제시한 사람이 있느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사람 이 있느냐, 모든 걸 알아서 하라 해놓고 알아서 하면 시비 걸고 좌절 시키고 무산 시키고 그러면 안 된다”고도 했다.
자신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나는 그래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폭 넓게 의견을 더하고 총의를 모으는 노력을 해서 정말로 통합의 의견으로 당의 문제를 수습하려고 했다”며 “능력은 부족하지만 판단은 맞다, 이렇게 가는 게 옳은 길이다 생각해서 부단하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마땅한 당수습책이 없는데 사사건건 비판만 쏟아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점에 이르렀는데 다른 해법이 뭐가 있나? 내가 반문하고 싶은 것”이라며 “나를 찾아와서 얘기하는 사람도 없다, 다 언론을 통해서만 얘기한다, 당당하게 나를 찾아와서 해법을 갖고 토론합시다 하는 의원도 없다”며 답답해했다.
정 원내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토로한 것은 이번 뿐만은 아니다. 친박계의 조직적인 반발로 전국위가 무산된 후에도 그랬다.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들른 공주에서였다.
정 원내대표는 비박계 주축의 혁신위원장 및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친박계가 반발한 것이 계파ㆍ지역 안배가 안 된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나한테 사전에 계파 얘기를 꺼낸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나도 계파 이런 거에 개념을 둔 적 없다”고 말했다.
“계파 얘기를 하지 말아달라”며 “나는 당에서 혼자다, 주변에 사람도 없다”고도 했다. 거듭 “나는 혼자다, 편가르기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친ㆍ비박 논란에 대한 그의 결론은 “국민들 뜻을 존중해서 가면 되는 것이지 자꾸 계파타령이냐”라는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민의를 뛰어넘는 가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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