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친박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그다. 그러나 혁신성향이 강한 비박계 의원들을 비상대책위원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정 원내대표는 한 차례 ‘버림’을 받았다.
친박계는 그가 소집한 상심전국위원회ㆍ전국위원회를 ‘보이콧’함으로써 속내를 드러냈고, 정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취임 15일 만에 크게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곧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 24일 정 원내대표가 ‘친박 사령관’인 최경환 의원을 만나 당 쇄신방안을 합의하면서부터다. 당시 회동을 통해 최 의원은 친박계가 염원하던 ‘당 대표의 강력한 권한 보장안’을 얻어냈다. “정 원내대표의 박 대통령 배웅이 친박과의 ‘화합’ 혹은 ‘밀월’의 신호탄 아니냐”는 추측이 새누리당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는 전날 밤까지도 박 대통령 배웅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도 “공식 일정상으로는 박 대통령 배웅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재회’를 결심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정 원내대표-최 의원-김무성 전 대표의 3자 회동’ 성사가 알려진 뒤다.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와의 ‘관계 회복’ 이후를 기다렸다”는 추측의 원인이다.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가 전무함을 고려하면 정 원내대표의 성남공항(박 대통령의 비행기 탑승지)행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3자 회동 합의 결과가 없었다면 껄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3자 회동에 대한 비박계ㆍ혁신파의 반응이다. 3자 회동 합의 내용이 공개되자 비박계에서는 “최 의원이 당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먼저 보이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전에는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결국 정 원내대표가 비박계의 항의를 묵살하느냐,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종료 이후’의 정-청(정 원내대표-청와대) 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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