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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기술 먼저 찾은 것은 이란이었다"
한만기 디지파이코리아 대표 인터뷰, “박대통령 순방 앞서 이란서 먼저 요청”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기간 중이던 지난 5월 2일. 국내 통신 벤처기업 디지파이코리아가 이날 테헤란 에스피나스호텔에서 이란의 민간 통신사업자 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션 컴퍼니(ICC) 컨소시엄과 3년 간 75억달러 규모의 저궤도 위성통신기술 공급을 합의하는 거래조건협정서(MOA)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이스마엘 나자르 이란 내무부 차관이 방한, 디지파이코리아를 찾았다. 5조원 규모의 이란 국가재난망 구축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디지파이코리아(대표 한만기)는 2014년 설립된 신생 벤처기업. 이런 대규모 수주를 앞둔 이 회사의 사업수행 능력 등이 궁금했다.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한만기(41) 디지파이코리아 대표는 “이란이 먼저 우리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접근해 이뤄진 협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파이코리아가 보유한 기술 ‘디지파이 스마트 솔루션(DSS)’는 저궤도위성에서 전파를 수신, 이를 증폭해 반경 8㎞ 내에 초고속 와이파이(Wi-Fi) 존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기지국이 필요 없어 기존 통신사업자들과 비교해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10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저렴한 게 특징이다.

디지파이코리아의 위성통신기술은 이미 확인된 적 있다. 2014년 설립 당시 미국 국토안보부와 위성안테나 등 장비납품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UAE 최대 벤처투자기업 메나앱스(MENA Apps)와 2억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MOA를 맺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일본의 ORAC 사와 일본 내 독점판매권 부여 및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기도.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안테나 등 위성 무선인터넷 기술 관련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이성준 박사가 디지파이코리아의 회장으로 취임, 기술을 지원해 신뢰를 더했다.

한 대표는 “MOA를 체결하고는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없다. 법적 강제성을 띈 형태의 MOA이고 우리와 MOA를 체결한 국가들은 DSS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란의 필요에 의해 체결된 MOA이기 때문에 본계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디지파이코리아는 공개된 미국, 일본, UAE, 이란 외에도 많은 국가들과 MOU 및 MOA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와이파이존 구축은 디지파이의 DSS의 전파 수신 및 증폭 기술이 핵심. 하지만 이는 위성이 확보돼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 대표는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글로벌 IT기업과 저궤도 위성 임대를 위한 협약 체결을 추진 중”이라며 “이밖에도 위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가의 통신·IT업체들과 현재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디지파이코리아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아이티글로벌을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최근 중국 19위 기업집단인 오션와이드홀딩스(泛海控股)가 이 회사에 유상증자 100억원 참여를 확정했으며, 추가 투자도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한만기 디지파이코리아 대표가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란으로부터 대규모 위성통신사업 수주과정과 사업 추진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한 대표는 “추진 중인 사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해 상장사를 인수하게 됐다”며 “에스아이티글로벌은 상당한 업력을 가진 시스템통합(SI) 업체이기 때문에 향후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필요한 솔루션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이 큰 사업을 한다니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성준 박사와 함께 하는 사업이다. 디지파이글로벌이 갖고 있던 모든 권한을 디지파이코리아가 갖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도 했다.

또 이런 의혹 때문에 이 회장이 에스아이티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됐으며, 이 회장은 디지파이코리아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우리가 목표하는 시장은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다. 한국의 기술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쉽고 빠르게 온라인 세상에 접근하게 만들어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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