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시애틀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이대호는 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코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메이저리그 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클랜드 선발투수가 왼손 투수인 숀 마나에아로 정해지자 이대호가 좌투수에 약한 애덤 린드 대신 주전 1루수로 선발에 올랐다. 모처럼 온 기회. 이대호는 놓치지 않았다.
4-8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 대형 솔로포를 터뜨린 데 이어 7-8로 추격한 7회초 2사 2루에서 좌월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3, 4호 연타석 홈런.
이대호의 역전홈런에 힘입어 시애틀은 9-8의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워 오클랜드와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고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스콧 서비스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이대호를 안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국내팬들에게 기분좋은 선물을 안긴 셈이 됐다. 시애틀 홈팬과 지역 언론은 이대호의 맹활약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시애틀 지역 매체 더 뉴스 트리뷴은 “한국에서 온 33세 루키가 드라마를 쓸 줄 안다”고 했고 이대호의 활약을 톱기사로 다뤘다.
매니 악타 시애틀 3루코치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Daeeee Hoooooo, Daaaaaaaeeee Hoooooo”라며 이대호의 이름을 길게 연호한 뒤 태극기 그림 2개와 폭탄 이모티콘 2개를 넣었다. 악타 코치는 “위대한 역전승”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시애틀의 포수 크리스 아이아네타는 “이대호는 오늘 활약으로 K팝을 재정립했다. 그는 그곳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썼다.
시애틀은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DAAAAE-HO. 얼마나 멋진 날인가. 얼마나 대단한 역전승인가”라며 4점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이끈 이대호에게 찬사를 보냈다.
anju1015@heraldcorp.com
